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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to Remember
2022년 11월 4일 금요일 몇 년 전에 친구들과 함께 갔었던 남한산성에 가기 전에 모란민속5일장에 들렸다. 매월 4일과 9일에 열리는 모란민속5일장은 꿍짝꿍짝 나오는 노래와 함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옛날 사탕과 뻥튀기도 있고 먹을 것도 많다. 수많은 먹거리 중에 무엇을 먹어볼까 갈등하다가 모란민속5일장에서 유명하다는 팥칼국수와 호박죽을 먹었다. 누군가는 맛있다고 했는데 나에겐 기대하던 맛있음이 아니었다. 가게마다 맛이 다른가보다. 아니면 나의 추억기대치가 높았나보다. 성남 골목골목을 한참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남한산성에 도착했다. 5코스 중에 어느 길을 택해 오를까 하다가 짧아 보여서 2 코스인 '국왕의 길'로 걸었는데 계속된 오르막 길이 어찌나 힘든지 늦가을의 정취는 느끼려 하지 않고 '이게 무..
2022년 11월 3일 목요일 오늘은 12년 만에 옛직장 동료를 만나러 가는 날이다. 카페에서 만들어 주는 일품 메뉴로 남편은 계란덮밥을 먹고 나는 냉동과일 듬뿍 올린 요거트를 먹고 하루를 시작했다. 강원도 문막에서의 첫 직장생활은 40년이 되어가는데도 문득문득 떠오르는 아련한 추억이다. 미국에 산지 33년이 넘었지만 마음은 가끔 한국으로 달려간다. 태어나고 학창시절을 보냈던 서울은 물론이고 부모형제를 떠나 독립하여 생활했던 문막에서의 날들로. 12년 전에 어렵게 연락이 되어 만났었던 옛직장 동료들을 서로의 거리와 생활로 다시 잊다시피 하며 살다가 올초가 되어 또다시 연락을 취하게 되었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이 맞나보다. 카톡이라는 문명의 기기로 인해 연결이 닿았다. 얼마나 반갑고 건강하게 살..
2022년 11월 2일 수요일 카페 축소작업을 하더니 오늘부터 부페로 제공되던 조식메뉴가 단품으로 바뀌었다. 며칠 전에 예약해 놓은 창덕궁 후원에 가는 날이다. 먼저 창덕궁을 둘러보고 선생님의 해설을 듣고 있는 학생들의 뒷모습이 참 진지해 보인다. 잘 배워서 우리나라 역사를 제대로 아는 국민이 되기를 바랍니다. 후원 입장시간까지 낙선재를 돌아본 후 후원으로 갔다. 후원의 가을이 온통 울긋불긋하다. 드디어 끈기있게 기다린 끝에 농민백암순대를 먹었다. 역시! 기다린 보람이 있다. 남대문 시장에서 이것저것 사고 남시약국에서 엄마와 지인이 부탁한 약을 사서 숙소에서 쉰 후에 또 남산으로 올라갔다. 집으로 돌아갈 날이 며칠 남지 않아서 하루하루가 아깝다. 북측순환로를 돌아서 남산골 한옥마을로 내려갔다. 남산이 이..
2022년 11월 1일 화요일 한국에 온지 한 달이 넘어서 11월이 되었다. 오늘은 우리가 애용하는 1번 순환버스를 타고 남산에 내려서 둘레길을 걸은 후에 다시 1번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내려서 삼청동과 서울 한양도성길을 걷기로 했다. 남산의 가을이 깊어지고 있다.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내가 말도 아니건만 나의 살도 마구 찌고 있다. 1번 순환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내려서 삼청동 쪽으로 걸었다. 은행비가 내린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삼청동에 올때마다 길게 늘어선 줄을 봤었는데 오늘은 우리도 오래 줄을 서서 홍합정식을 먹었다. 반찬 양이 소꿉놀이를 하는듯 하다. 더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 더 갖다주니 참 다행이다. ^^ 설거지가 걱정되는 이 오지랍... 서로 할말이 있는 것 같은데 딴청만 부리고 있네...
2022년 10월 31일 오늘은 어머님을 만나는 날이다. 아마도 이번 여행에서 어머님과의 만남은 오늘이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어머님과의 약속시간 전에 내가 좋아하는 정동길을 걸었다. 이 짧은 정동길이 왜 이렇게 좋은 것인지... 정동길의 가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보고싶을때 마음대로 올 수 없는 곳이기에 더 아름답게 느껴지나보다. 어머님과의 점심식사는 사전답사 끝에 정갈한 비빔밥으로 했다. 31년 간의 결혼생활 중 어머님과 가장 많은 진솔한 대화를 나눈 날이다. 맏손자의 결혼식을 못봐서 너무나 속이 상하셨다는 어머님이 작년에 결혼한 손자의 결혼축의금을 기여코 가져오셨다. 10월이 생일인 아들, 며느리의 생일금도 챙겨오신 어머님. 울 어머니 돈 많이 쓰셨네요. 감사합니다~~ 어머님을 지하철 타시는데 배웅해..
2022년 10월 30일 일요일 일어나서 뉴스를 보며 깜짝 놀랐다. 이태원 압사 사고! 어떻게 이런 일이... 어제 북촌지역을 딸과 함께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로 놀라며 토요일이라서 사람들이 많은가 보다 생각했었고 특히 안국역 인근에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꽉 메우며 밀려 다녀서 약간 비켜나서 걸으면서 걸어다니기 위험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나왔구나 했었는데... 행사가 있는 이태원에 정말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릴 것을 전혀 예측을 못하고 아무런 대비도 못했었는지... 너무나 안타깝고 너무나 가슴아픈 사고이다. 오늘은 약수동에서 같은 교회에 다니는 장로님 댁을 만나기로 한 날이다. 비슷한 시기에 한국여행 중이라서 꼭 만나서 식사하자는 약속을 이루는 날이다. 약수동 약속이 있는 날 어릴 때 살던 금호동 ..
2022년 10월 29일 토요일 42일 간의 한국여행 중 30여일이 훌쩍 지나고 집으로 돌아갈 날이 열흘 남았다. 주중에 일하고 학생들 방학때 합동으로 내는 휴가 외에 개별적인 휴가는 없는 딸은 부모가 6주간 한국에 왔는데 함께 여행은 커녕 조금 밖에 못만났다며 어제 만났는데 오늘 또 만나기를 원했다. 나는 날마다 기운이 빠질 정도로 힘들게 일하는 딸이 쉬었으면 좋겠는데 딸은 우리가 떠난 후에 남을 아쉬움을 조금이라도 줄이고 싶겠지. 점심에 만나기로 했으니까 오전엔 청계천을 따라 걸어서 종묘에 가기로 했다. 종묘 왼쪽 돌담길을 따라 창덕궁과 창경궁을 향해 가는 '서순라길'을 걸었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도성 안팎의 치안을 담당하던 순라군들이 순찰을 돌았던 종묘 서쪽 골목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단다..
2022년 10월 28일 금요일 오늘 저녁은 딸을 만나는 날이다. 빡센 직장생활로 시간여유가 없는 딸을 만나기 위해 딸의 직장근처인 잠실에 가서 낮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길가의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었다. 은행 떨어지는 것을 받기위함인지 망을 받혀놓았네. 올림픽 공원은 1988년 서울올림픽개최를 위해 만든 공원으로 서울에서 하늘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공원이다. 어제 갔던 서울숲까지 이번 한국여행에서 서울의 큰 공원 Top3를 다 돌아보게 되었다. 올림픽 공원에서 삼국시대 백제의 성인 몽촌토성으로 산책로가 이어져 있다. 몽촌토성 산책로를 따라 내려오면 올림픽공원과 연결되어 있다. 퇴근시간에 맞춰서 약속장소인 고깃집에 가서 딸이 사주는 고기를 맛있게 먹고 커피마시며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눈후 내일 낮에 또 ..
2022년 10월 27일 오늘은 서울숲의 가을을 보러 가는 날이다.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은 원래 골프장과 경마장이 위치해 있던 곳이었는데 시민들에게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2005년 6월에 완성하였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놀랐는데 서울에서 월드컵공원, 올림픽공원에 이어 세번째로 큰 공원으로 면적이 35만평이나 된단다. 서울숲에서 가을을 느낀 내마음이다. 일산에 살고있는 언니가 요번 주가 일산호수공원 단풍이 절정일 것이라는 말을 한것이 생각나 일산 호수공원에 가기로 했다. 점심을 먹기위해 길을 걷다가 발견한 나의 최애 음식 중 하나인 '감자 옹심이' 일초의 망설임 없이 들어갔다. 뜻밖의 장소에서 횡재한 기분으로 먹은 맛있는 옹심이와 막국수 집이 안타깝게도 며칠 후에 문을 닫는단다. 이유는 임대료 상승 ..
2022년 10월 26일 수요일 호텔조식을 든든히 먹은 후 체크아웃을 하고 나왔다. 짧은 일정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2박 3일 필요한 최소한의 짐을 넣은 배낭을 메고 기차시간까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오늘의 일정은 문화마을 돌아보기이다. 흰여울 문화마을. 흰여울은 순우리말로, '물이 맑고 깨끗한 여울'을 뜻한다. 영도 봉래산에서 흘러내린 맑은 물줄기가 빠르게 굽이쳐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흰 눈이 내리는 듯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도 어여쁘다. 여러 영화 특히 보면서 화내고 분노하고 슬프고 마음 아팠던 '변호인'의 촬영지란다. 마을전체가 너무너무 깨끗하고 쓰레기 하나 찾을 수 없다. 파란 바다와 파란 하늘과 흰구름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이다. 따뜻한 햇살에 졸고있는 냥이 조차 너무나 귀여운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