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살아가는 이야기 (897)
Days to Remember
2023년 10월 1일 파리 드골공항 입국심사는 물어보는 말 한 마디 없이 여권에 도장만 찍고 끝! 생각보다 일찍 입국심사가 끝나서 5시 반에 예약한 렌트카 픽업할때까지 기다렸다. 일찍하면 가격이 배로 뛴다는 황당함. 파리관광은 돌아올때 하기로 하고 곧바로 네덜란드로 넘어가기 위해 파리근교에 숙소를 정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파리 숙소까지 오는데 꼬박 하루가 걸리고 시간차이 때문에 이틀은 까먹게 된다. 잠만 자고 떠나기 위해 예약한 호텔에 무사히 도착해서 얼마나 감사하던지. 호텔은 생각보다 작고 시설도 낙후해서 실망했지만 잠만 자고 아침먹고 떠나자는 마음으로 위로삼았다.
2023년 9월 30일 토요일 언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지 모르는 딸이 미국에서 지내는 동안 무엇을 할까 하다가 우리가족 중 자기만 유럽여행을 한 번도 못했다는 말이 생각나서 집에 있는 동안에 유럽여행을 가기로 결정했다. 여행기간은 3주로 정했다. 어차피 딸은 '유럽 땅을 밟아보는 것만으로' 라는 최소의 바램을 갖고 우리가 다 알아서 짜라고 했으니까 내가 다시 가고싶은 곳 위주로 계획을 짰다. 2018년에 갔었던 Prague 와 올봄에 갔었던 Porto를 넣고 딸이 오빠가 갔었던 여행지 사진을 보고 가고싶은 마음을 비쳤었고 우리도 간적 없는 Amsterdam을 넣어 왕복비행기표가 싼 Paris에서 인앤아웃 하기로 했다. 2주간은 파리 공항에서 렌트카를 하기로 하고 1주간은 파리와 포르투에서 대중교통을 이..
2023년 9월 23일 31살 생일을 맞은 아들을 축하하기 위해 San Jose에 갔다. 오랜만에 얼굴 보기위해 사돈댁도 나오신다기에 들뜬 마음을 안고. 엄마에게 먼저 갔다. 엄마가 붓기는 빠지셨는데 표정이 우울해 보이신다. 문밖에 나가시려고 하지 않으시는 우리엄마는 종일 무슨 낙으로 사실까... 응급실에 실려가신 후 도우미 아주머님이 일 주일에 세번 6시간씩 오시니까 예전보다는 말을 많이 하시고 들으실 것 같긴한데 노후의 생활이 쓸쓸하다. 무엇을 드시며 사실까 냉동고와 냉장고와 장을 열어보니 올케언니가 매주 장을 봐드리고 나도 갈때마다 음식을 해갖고 가서인지 냉동고가 꽉차있다. 문제는 야채를 안좋아하시는 엄마의 냉장고에 야채는 없고 온통 짭쪼름한 반찬들 뿐이네. 아들내외와도 오랜만의 만남이다. 샌디에고..
9월 첫날은 세 가정이 저녁을 함께 했다. 부페로. 한국에서 여러 번 갔었던 부페가 생각나네. 매월 첫째 주는 교회친교음식으로 밥을 하는 날이다. 친교음식을 간단하게 하자고 몇 년간 논의가 되어도 코로나 기간에는 다과로 했었는데 다시 스멀스멀 밥이 등장하고 있다. 간단한 컵밥으로라도, 한 달에 한 번 이라도 밥을 먹어야 한다네. 밥을 절대로 포기 못하는지... 9월엔 짜짱밥으로 했다, 나는 주방팀이라서 토요일에 준비하러 갔다. 주방팀장님의 넉넉한 마음과 손이 합쳐진 준비후에 먹는 밥맛은 꿀맛이긴 하다. 300명이 먹을 어마어마한 양이다. 열악한 부엌시설에서 이렇게 많은 음식을 해내다니.... 우리소그룹이 친교담당 주간이라서 뒷마무리 마치고 윤집사님내외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여름에 한국에서 만났을때 션교지..
2023년 8월 29일 딸이 재작년 아들 결혼식때 온 후에 거의 2년 만에 집에 오는 날이다. 직장에서 과로사하기 일보직전에 그만 둔 딸이 집에서 쉬면서 엄마가 해주는 집밥 먹으며 건강도 회복하고 재충천하기 위해. 오랜만에 보는 손녀를 기다리는 엄마에게 가져갈 음식을 만들고 공항에서 딸을 픽업한 후 엄마집에 갔다. 외할머니와 손녀의 상봉이 이루어졌다. 화장실에서 쓰러지신 후 전화위복이 되어서 여러 사회적인 도움을 받은 엄마는 예전보다 더 좋아지셨다. 미국에 가면 먹고싶은 음식 중 하나인 치폴레를 집에 오는 길에 먹었다. 엄마가 만들어 주는 집밥중 딸이 좋아하는 Baby back ribs을 집에서 먹는 첫음식으로 만들었다. 재은아~~~ 엄마사랑 듬뿍 들어간 건강한 음식 먹고 평안한 마음으로 건강회복해서 다..
2023년 8월 26일 결혼 32주년이 되었다. 오래 같이 살았다. ㅎㅎㅎ 3개월 만에 집에 돌아왔으니 또 어디론가 가자고는 할 수 없고 집근처에서 놀기로 했다. 우리의 단골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토요일마다 Farmer's Market이 열리는 Folsom에서 사람구경, 멍멍이 구경까지 곁들여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고 아메리칸 강을 따라 걸었다. 골드러쉬 때 생긴 Folsom 다운타운을 걷고 우리 집이 10년이 되고 우리도 은퇴를 기다리는 나이가 되어서 더 늙기 전에 다시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생각하다가 새로 지어지고 있는 55세 이상만 살 수 있는 Active Adult 주택을 보러 갔다. 모텔하우스 투어를 했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졌고 내부 구조도 내맘에 딱 드는 집이 없다. 남편이 결혼나이 32살을 축..
2023년 8월 하순 봄에 집을 떠나서 3개월 만에 여름이 되어 돌아온 우리 집 뒷마당은 무화과와 감과 대추가 주인님 없는 동안에도 열심히 자라고 있다고 말하듯이 풍성한 열매 달린 나무들로 나를 반겼다. "너는 뭐니?" 멜론을 먹고 씨를 심어놨더니 그동안 자라고 있었네. 기특한지고~~ 아침마다 무화과 따는 맛에 산다.^^ 풍성한 무화과를 날마다 두세 개씩 먹고 무화과를 듬뿍 넣은 사라다를 만들기도 하며 무화과 쨈을 만들어서 친구들과 나눴다. 오랜만에 남편과 겸상을 했다. ㅎㅎㅎ 친우을 만나 한국소식을 전하며 반가움을 표했다. 10년이 지나도 변치않는 팬심을 갖고있는 아이돌 가수의 20주년 팬미팅이라나 뭐라나 보고 온다며 나보다 2주 늦게 들어오겠다는 딸의 귀국 날짜가 점점 다가오고 있다. 하루도 아니고 ..
2023년 8월 15일 인천 대한항공 라운지에서 저녁을 배불리 먹어서 기내식은 거의 먹지 않고 눈감았다 떳다를 반복하며 화장실 몇 번 사용하고 30분 연착되어도 갈때보다 짧은 11시간 만에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렸다. 세관검사는 단 하나의 질문도 하지않고 여권과 사진만 대조하더니 통과했다. 최근들어 간단해지긴 했지만 이렇게 금방 끝나긴 처음이다. 3개월 만에 만난 남편과 반가운 해후를 하고 곧장 집으로 가지 않고 산호세 엄마집으로 먼저 갔다. 6월 30일(금요일) 엄마가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것을 점심배달간 오빠가 발견해서 병원에 입원하셨다가 20일 만에 퇴원해서 집에 계신 엄마를 만나기 위함이다. 한국에 있을때 엄마가 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하여 미국으로 빨리 돌아올까 어찌해야 할까 갈팡질..
2023년 5월 17일~ 8월 15일 급작스럽게 결정된 나의 3개월 간 한국행에 남편의 안위가 걱정되기는 했지만 아픈 딸에 대한 걱정이 더 커서인지 한국행을 강행했다. 먹거리가 가장 신경쓰였지만 아침은 베이글과 커피와 삶은 달걀과 과일, 점심은 도시락으로 샌드위치와 과일야채와 견과류를 싸가는 것을 오랫동안 했기에 저녁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만 생각하면 되었다. 저녁도 빵을 먹든지 알아서 먹을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남편의 말에 힘입어 냉장고와 냉동고에 있는 음식과 코스코를 믿고 알아서 먹겠지 하며 떠난 한국방문이다. 역시 남편은 매일 아침과 점심을 성실히 하던대로 했고 퇴근 후 저녁은 해놓은 밑반찬과 국등 으로 먹고 무엇보다 주말마다 친우들이 초대해서 먹이고 싸주시기까지 했다.ㅎㅎㅎ 시간이 지나면서 집에 남은..
2023년 8월 14일 한국에서 88일째 되는 날이다. 내일이면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침 6시도 안되어 잠이 깨서 조금 뒤척이다가 이불을 박차고 일어났다. 어제밤에도 노래하는 분수대까지 보고왔지만 언제 일산호수공원을 횡단보도만 건너면 갈 수 있는 곳에서 살아볼 수 있을까 싶어서 이른 아침 호수공원을 한 바퀴 돌았다. 상쾌한 기분으로 서울시내를 마지막 일정으로 잡고 나섰다. 내가 좋아하는 남산순환버스 01번을 타고 한 바퀴 도는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잼보리 대회에 참여했던 대원들이 창밖으로 보인다. 미숙한 준비로 인해 한국에 대한 감정이 안좋을텐데 남산을 비롯해서 한국의 좋은 점을 많이 보고 경험해서 악몽같은 시간들은 잊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돌아가기를 바란다. 옛날에 한 달에 한 번씩 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