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를 잃어버렸다 찾았다 아직은 살만한 세상
2016년 4월 10일
광범위한 사회생활을 하며 사는 것도 아닌 내가
언제부터인가 손에서 스마트폰을 떼어놓지 않고 생활하고 있다.
낮에는 물론이고
자다가도 눈을 뜨면 침대옆 탁자에 놓여있는 스마트폰을 켜서
한국의 친구들이나 언니의 카톡을 확인하고야 마는 습관이 들어버렸다.
한시도 떼어놓기 힘들었던 스마트폰을 잃어버렸었다.
스마트폰이 손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남편과 함께 갔었던 코스코였다.
보통 코스코에 함께 가도 들어가서는 각자 볼거리를 보고 있다가 계산대에서 만나곤 한다.
이번엔 캠핑용품이 새로 나왔길래 남편과 함께 보려고 멀리 떨어져 있는 남편에게
캠핑용품 있는 곳으로 오라고 하려고 전화기를 찾는데 가방에 전화기가 없다.
집에 두고 왔나보다 생각만 했지 잃어버렸다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집에 오자마자 부랴부랴 저녁밥 준비하느라고 잊고 있다가
설거지까지 마친 후에 전화기를 찾으니까 전화기가 없다!
눈에 띄는 곳은 물론이고 서랍이란 서랍은 다 열어 보고 침대매트레스까지 들어내서 보고
냉장고를 열어보고 마지막엔 저녁설거지 후 버린 쓰레기봉지까지 뒤졌다.
(십여년 전에 안경을 쓰레기통에 버렸던 경험이 있어서)
찾을 수 있는 곳은 다 찾아봐도 없다!
이제 내 기억을 더듬어 어디서 잃어버렸을까를 찾아보는 단계인데
이넘의 기억력 이라는게 자세히 생각날리가 없다.
코스코에 가기 전에 엄마랑 통화후 딸과 남편이 있는 방으로
엄마와의 통화내용을 알려주려고 "비상사태! 비상사태!"라고 소리치며 갔던 것이 마지막 기억이다.
나는 틀림없이 전화기를 들고 딸내미 방으로 달려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둘이 이야기하고 있다가 "무슨 일이길래 저러나?"했던
남편과 딸내미는 내가 전화기를 들고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런 기억력을 가진 나를 대신해서 남편이 나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 결과
코스코에 가면서 차안에서 립스틱을 발랐다는 것이다.
가방에서 화장품 케이스를 꺼내면서 전화기가 미끄러져 내려왔고
차에서 내릴 때 바닥에 떨어졌는데 몰랐을 경우와
코스코에서 샘플 ( 거의 끝나가는 시간인 토요일 6시쯤에 갔기 때문에 두 개 맛봤다)먹으면서
손에 들고있던 전화기를 카트위에 내려놓지 않았을까의 경우이다.
코스코에 전화했더니 이미 문을 닫은 시간이라서
매장에 확인 할 수 없다며 내일 전화하라고 한다.
바닥에 떨어졌으면 혹시나 그 자리에 있을까? 해서 밤에 주차장에 가봤는데 없다.
일단 전화회사에 보고를 해서 사용정지 시켜놓고
내일 아침에 다시 알아봐야지 하고 잤다.
오픈시간인 아침 열시에 코스코에 전화했더니 삼성 노트 전화기가 있단다!
얼마나 기쁜지.
코스코에서 잃어버렸던 것이 맞네.
우리 딸내미가 초등학교 다닐때 코스코에서 누군가 떨어트린 지갑을 주워서
주인을 찾아준 적이 있었는데 딸내미같이 착한 사람이 주웠었나보다.
발견해서 고객서비스에 가져다 준 사람을 알면 사례를 하려고 물어봤더니
누가 갖다줬는지 모른단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졌다고 해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다.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코스코앞에서 기념사진 한 장 박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