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2박3일 강릉 속초 여행 (2) 설악산 드디어 권금성 케이블카를 탔다
2016년 10월 18일
25년 전 결혼식을 끝내고 신혼여행을 간 곳이 설악산이었다.
설악산에 간 나는 당연히 권금성 케이블카를 타는 줄 알았었는데
남편은 케이블카를 타자는 나에게
"산은 그렇게 단번에 슝!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걸어서 가야 하는 것이다"라는
이론을 내걸며 타지 말자 했다.
그 이론이 25년간 구박을 받게 될 줄 그때는 몰랐으리라.
나는 설악산 이야기만 나오면 케이블카 태워주지 않았던 남편을 은근히 탓하곤 했다.
요번 남편과의 결혼 25주년 기념 겸 한국 여행을 계획하면서 꼭 가자 했던 곳이 설악산이었고
꼭! 하자 했던 것이 한 맺힌 권금성 케이블카 타기였다.
드디어 그 설악산 가는 날 아침이 밝았다.
작년에 왔을 때 한참을 기다려야 했어서 포기했던 기억이 떠올라서
권금성 케이블카 티켓을 먼저 사려고 갔더니
한 시간반 후의 티켓을 팔고 있길래
다른 곳을 먼저 보고 오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시간을 넉넉히 잡고 예매를 했다.
네 시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있어서 신흥사와 비선대에 올라갔다 내려오기로 했다.
우리 민족은 소원을 비는 것을 좋아하는가 보다.
물에다 동전을 던지고
돌탑을 쌓고
무릎을 꿇거나 엎드려 절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단풍이 절정에 이르진 않았지만 비선대 오르는 길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산은 걸어서 올라야 한다는 남편의 말을 실감했다.ㅎㅎ
작년에 왔었을 때는 걷기 싫어하는 젊은이들과 함께 와서
설악산 입구에서만 잠깐 서성이다 가서 설악산의 아름다움을 그다지 몰랐었는데
걸으면서 왜 수많은 사람들이 설악산을 좋아하는지 정말 동감했다.
색깔이 정말 곱다. 예쁘다.
물이 정말 맑고 깨끗하다.
내려와서 점심으로 공원 내에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가겨대비 정말 허접스러운.
이렇게 해도 사람들이 미어지니 개선해야겠다는 생각을 안 하겠지만
이름을 바꾸든지 산채나물을 더 넣든지 해야지 원...
케이블카 타는 시간에 맞추어 갔더니 산 위에 비가 온단다.
운무가 있어서 경치를 못 볼 것이라는 예보가 나왔다.
25년을 벼르던 케이블카를 못 타게 되는 것은 아닌가 했는데
다행히 운행은 한다.
한 대에 50명씩 서서 간다.
통영 케이블카는 6명인가 앉아서 가는데.
나는 또 이 와중에 계산을 했다.
한 명당 만원씩 받는데 한 번 오르내릴 때마다 50만 원,
하루에 10분 정도의 간격으로 오르내리는 것 같은데
한 시간이면 얼마?
하루면? 한 달이면?...
이 많은 돈이 개인회사로 들어간다는 사실(소유주가 국립공원인지) 등등
이 못 말리는....
떼돈을 벌고있는 사람들이 도대체 누구인지 이렇게 수익이 많은 것을
왜 국가수입으로 하지않는지 참 이상도 하다
가는 비가 내려서 꼭대기까지 올라갈까 말까 하다가 올라갔다.
'어떻게 왔는데 예서 말수는 없다'는 각오로.
정상에서 보이는 경치가 정말 멋지다는데 운무가 뒤덮여서 못 봐서 아쉽지만
분위기는 최고이었다.
전설에 의하면 권금성은 난을 당하자 권 씨와 김 씨 두 장수가
가족들을 피신시키고
적들과 싸우기 위해 하룻밤에 쌓았다고 한다.
남편은 권 씨요.
나는 김 씨라서 더 친근감이 든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