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ix bus 타고 유럽여행을 하다
2017년 5월 22일
3 주남 짓의 유럽여행 계획을 짜는 데 있어서 숙박과 함께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이 교통편이다.
전구간을 렌트카로 다닐까도 생각했었지만
이태리는 고속도로 통행료가 만만치 않고 로마와 파리 시내는 운전하기 매우 복잡하다고 해서
Eurail 을 먼저 알아봤더니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비싸고
게다가 몇몇 구간은 떠나기 60~90일 전에 예약필수란다.
예약비를 따로 3~40유로씩이나 내고.
이곳저곳을 자주 움직이며 여러 번 타거나 학생 신분이 있어서 할인이 되는 것이라면 몰라도
우리는 독일에서의 열흘간은 차를 렌트하기로 했고
독일을 제외한 지역은 세 곳뿐인데 둘이서 1000불 넘는 Eurail은
너무 비싸다는 생각에 다른 방법을 알아보았다.
Bus로 가는 방법이 있었다.
유럽에는 버스회사가 많지만 그 중에서 Flix Bus 라는 것으로 정했다.
3개월 내에 다섯 번을 타면 한 사람당 100유로라는 저렴한 가격이 맘에 들었다.
싼 대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삼일은 버스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밤 버스가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돈을 많이 절약할 수 있다는 유혹에
아직은 젊은(?) 우리의 건강을 믿고 강행군을 하기로 했다.
Flix bus는 몇몇의 블로그에 제시간에 오지 않아서 놓쳤다는 글도 있어서
마지막 버스까지 혹시나 오지 않으면 (특히 밤 버스) 어떻게 하나 걱정했었는데
정확한 시간에 왔다.
버스 안엔 화장실이 있고
와이 화이도 연결된다.
지정석이 아니고 타는 순서대로 자리를 선택할 수 있으니까 여유 있게 나가는 게 좋다.
예약한 것을 보여주면 미리 가지고 있는 승객 명단과 맞춰보고 몇몇 곳은 여권을 확인하고 태운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타고 내리기도 하고 가스 넣느라고 쉬기도 한다.
여권은 필수이고 밀라노에서 파리로 넘어갈 때는
국경 경찰이 버스에 올라와서 한 사람씩 모두 검사한다.
내 앞의 청년에게 "너는 프랑스로 들어갈 수 없다"라고 하며 데리고 내렸다.
캄캄한 밤에 초소에 앉아있는 그 청년을 보니 어찌나 맴이 싸하던지.
같은 Flix bus도 어떤 버스가 걸리느냐에 따라 차이가 난다.
로마에서 밀라노로 가는 버스는 아주 깨끗한 이층 버스로 사람도 별로 없어서
이층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사람 구경과 경치 구경하며 편하게 갔다.
밤 버스는 괴로웠다.
가격이 싸기 때문인지 사람이 많을 뿐더러
잠을 쉽게 못드는 나는 거의 뜬눈으로 열 시간을 넘게 보내야 했고
특히 이태리에서 넘어오거나 이태리로 넘어가는 버스는 더하다.
목청 큰 이태리 사람들의 전화수다를 내가 왜 다 들어야 하는지...
요번 여행에서 이태리 사람들이 싫어지려 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우리에겐 무리였지만
시간의 여유가 있고 건강한 젊은이들 이라면 타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