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미 2018. 5. 16. 06:19

 

2018년 5월

 

4월 넷째주 소그룹모임의 환영주제가

'당신에게 하루밖에 인생의 시간이 없다면,

당신이 꼭 하고 싶은 일은 무엇입니까?' 였다

 

 

몇 달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도 정신이 아득해 진다고 하는데

단 하루밖에 시간이 없다면 무엇을 할까?

 

거창하게 할 일은 없을 것 같다.

장례식이야  화장으로 해달라고 진즉에 얘기해 놨고

장례예배에서 부를 찬송가까지 정해서 찬송가 책에 적어놓았으니까 

잘웃고 잘울던 내 생각나면 눈물도 찔끔 흘려가며 부르면 될 것이고

화장해달라고 말한 나의 말에 "cool!" 이라고 정말 쿨하게 한 마디로 답한

아들내미(그때가 고등학생때였다)처럼 남은 가족들이 알아서 잘할 것이고

 

 

일단은 친구들에게, 나를 아는 모든 이들에게 카톡을 날릴 것이다.

"나는 오늘 하늘나라 간다. 

그동안 나의 친구가 되어주고 가족이 되어줘서 정말로 고마웠다.

여러분들도 예수님 잘 믿고 천국에서 만나자"고.
그다음엔 내짐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특히 엄청나게 많아서 큰 박스에 넣어놓은 편지와 사진들,

언젠가는 입을까 신을까 싶어서 버리지 못한 구닥다리 옷들과 신발,

특히 일 년에 몇 번 있지도 않은 숙박할 사람들을 위해 쌓아놓은 이불들과

쟁여놓은 그릇들 등 나죽으면 남아있는 가족들이 처치곤란해 할 물건들을

싹~~ 다 버릴 것이다.

말 나온김에 지금부터 버려야 하는데...

 

점심밥은 시간되는 지인들과 함께 먹고

저녁밥은 가까운 가족들과 함께 먹으며

헤어짐이 슬프지만 행복하게 안녕을 고한 후 다 보내고

하루의 막바지엔 직계가족끼리 특히 남편, 아들,딸하고만 시간을 보내며

회개와 감사의 시간을 갖고 평안하게 하늘나라에 가고싶다.
'아름다운 이 세상 잘 지내다 갑니다'

 

이 날이 언젠가 오겠지.

아무쪼록 죽을때 질질 끌지않고  꼴까닥! 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