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ga bus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가다 (시청)
2018년 6월 19일
드디어 벼르고 벼르기만 하던 도전을 했다.
Mega bus 타고 샌프란시스코에 가는 것이다.
산호세에서 14년 반을 살고 새크라멘토에서 14년 반을 사는 동안
샌프란시스코에 셀 수없이 다녀왔지만 버스를 타고 가보기는 처음이다.
그것도 혼자서.
집에서 전철 타는 곳까지 차를 타고 간 후
전철역에 차를 세워놓고 전철을 타고 메가버스 타는 곳으로 가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고
혼자서 대중교통 이용을 한다는 것이 엄두가 나지 않아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큰 결심을 했다.
다행히 남편이 두 시간을 오프 해서 메가버스 타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데리러 와줘서
훨씬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었다.
메가버스는 시간과 요일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주중의 이른 아침 첫차 이거나 막차는 편도에 1불 짜리도 간혹 있지만
주말 것을 임박해서 사게 되면 30불까지도 올라간다.
메가버스는 생각보다 괜찮다.
작년 유럽여행 때 이용했던 flix bus와 비슷하다.
와이 화이가 되고 에어컨도 빵빵 나오고 뒤엔 화장실도 있고
길게 늘어선 톨게이트에서도 오랜 기다림 없이 지나갈 수 있다.
뒷자리에 앉으면 냄새가 좀 난다는 것이 흠이긴 하다.
2시간 정도 되어서 샌프란시스코에 거의 다 왔다.
날씨가 흐리다.
제시간에 도착을 했다.
메가버스 샌프란시스코 정류장은 참 초라하다.
그냥 팻말만 전봇대에 붙어있다.
Cal train station 바로 옆이다.
타고 내리는 곳이 같은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서 걸었다.
오늘의 목적지는 샌프란시스코 시청이다.
한 번도 내부로 들어가 보지 못해서 가보고 싶었다.
충분히 걸어갈 수 있는 거리라서 길거리 구경도 할 겸 걸었다.
걸어가는 길에 홀 후드가 있어서 화장실을 이용하고 점심도 해결했다.
그 자리에서 만들어 주는 poke bowl을 주문했다.
어찌나 푸짐한지...
여러 가지 교통수단이 눈에 띄며 대도시의 모습이 느껴진다.
곳곳에 무지개 깃발이 펄럭인다.
Pride Parade 라도 있었나?
시청은 Civic center안에 있다.
지금의 샌프란시스코 시청은 예전의 시청이 1906년 대지진 때 무너져서
두 블록 떨어진 곳에 1915년에 완공된 바로크 양식의 고풍스러운 건축물이다.
가방만 검사받은 후 무료입장이다.
결혼식 장소로도 유명해서인지 곳곳에 결혼식을 치르는 팀들이 있다.
단출하게 판사 앞에서 선서를 하는 팀이 있고
친구 몇 명이 함께하는 팀이 있고 멍멍이까지 턱시도를 차려입은 팀이 있고
가족이 함께 하며 연주를 곁들인 팀도 있다
(갑자기 전화기가 고장 나는 바람에 나중엔 사진을 못 찍었다)
시청을 나와서 유니언 스퀘어 쪽으로 갔다.
오랜만에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걸으면서 느낀 것은
정말 노숙자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간은 샌프란시스코에 와도 주로 바닷가 쪽을 다녀서
예전엔 보지 못했던 모습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선 연봉 11만 불을 벌어도
저소득층이라는 엊그제 뉴스를 읽긴 했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곳에서 살아가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더 많은 노숙자가 생길 것 같다.
이제 길을 텄으니 대도시가 그리워지면 메가버스 타고 나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