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상실이 되었다니~~~(1) 한국에 들어간 딸이 졸지에 불법체류자라니..
2019년 3월 4일
딸이 한국에 도착해서 걸려오는 첫 전화여서 반갑고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받으며
잘 지내냐, 한국 좋니? 라는 나의 속사포 물음에
딸의 목소리가 가라앉아서 "엄마 큰일이 생겼어요" 한다.
큰 일? 무슨 일?
주민등록증 주소를 변경하려고 주민센터에 갔는데
국적상실이 되어서 해줄 수 없다고 했단다.
딸은 선천적 복수국적자이다.
우리는 딸이 미국에서 태어났고 태어났을 때 한국의 호적에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딸이 선천적 복수국적자라고는 생각도 못하고 지내다가
19살이 된 2014년도에 한국의 시골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국 정부 장학생 프로그램인 TaLK에 선발되어서 한국으로 가게 되었을때
태어날 당시에 부모 특히 아버지가 미국 시민권자가 아니면
자동으로 한국 국적도 갖게 되는 복수국적자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고 한국에서 살기를 원하는 딸에게 잘 된 일일 수가 있어서
부랴부랴 LA 영사관에 가서 한국 여권을 만들었다.
그리고 복수국적자가 한국에서는 한국 시민으로 미국에서는 미국 시민으로의 권리만 주장하겠다는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에 사인도 했다.
했다!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여자는 22살 이전에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에 사인을 하면 포기를 하지않는 이상 끝까지 복수국적자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2014년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에서 한국 여권 만들 때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에 싸인도 당연히 했다고 믿었기에
(이곳에서 LA에 가려면 차로 7~8시간이 걸리는데 다시 오기 쉽지 않으니)
그동안 딸이 한국에 들어가고 한국에서 나올 때는 한국 여권,
미국에 들어오고 미국에서 나갈 때는 미국 여권을 사용했었다.
지금까지도 문제가 없었고 23살이 된 요번에 한국에 들어갈 때도 당연히 한국 여권을 사용했고
문제없이 들어갔는데 국적상실이라니...
우리는 딸과 통화를 끝낸 후에도 당연히 무슨 착오가 있었겠지 생각하며
딸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남편은 딸에게 정보를 주고 이곳에서는 아빠가 알아볼 테니까
한국에서는 딸에게 알아보라고 했다.
문제없이 주민등록증을 새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믿으며...
남편은 남편대로 주민센터 담당자와 전화통화를 하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딸은 딸대로 여기저기 알아본 후에 장문의 카톡을 보내왔다.
이제 한국 국적은 확실히 없고 재외동포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것과
(딸은 미국에서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에 사인을 해도 한국에서 22살 때 다시 해야 되는 것으로 이해했지만
사실은 22살 전에 한 번 사인을 했으면 평생 복수국적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 국적이 상실되었는데 한국 여권으로 들어온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일단은 가까운 일본에라도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또 뭔소리?
불법이라니. 딸이?
나는 불법이라는 말에 두려움이 밀려오면서 심장이 떨리고 눈물이 쏟아졌다.
아니 그럼
인천공항에선 어떻게 한국 여권으로 들어올 수 있었단 말인가?
법무부 말대로라면 며칠 전인 그때도 이미 한국 국적이 상실된 후 였을텐데
그때 안된다고 했으면 일단 90일간 체류 가능한 미국 여권으로 들어왔겠고
불법체류자는 되지 않았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