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미 2019. 8. 8. 07:56

 

2019년 5월 9일 목요일

 

한국의 모든 것이 그리움이지만 특히 명동은 나에겐 그리움의 장소이다.

명동의 계성여중을 나온 나는 3년 내내 명동을 휘젓고 다녔고

이민오기 전에 친구들과의 만남 장소를 명동으로 정하곤 했었다.

요번 한국 여행 중에도 도착한 바로 다음날 명동으로 나가서 친구들을 만났다.

 

 

남편과 나는 오늘의 일정을 따로 잡았다.

나는 명동으로 나가서 이곳저곳을 걸으며 추억을 더듬었다.

명동은 더이상  나의 추억 속의 명동이 아님을 알면서도...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오르내려야만 했던 명동성당 언덕길을 올라서

 

 


주위를 둘러보고

 

 

 

내가 다녔던 계성여중으로 다가간다.

 

이미 학교는 오래 전에 없어졌지만 문앞에 서서 합창대회 준비를 했었던 벤치를 보며

46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그때 만난 친구가 나와 남편을 연결시켜준 중매장이라니... 

 

 


친구들과 100미터 달리기를 하던 길도 걸어보고

성당에 들어가서 기도를 드린다.

 

 

 

명동 거리를 걸으면 예전의 명동이 아니다.

 

다행히 주중의 낮시간 이어서인지 북새통은 아니네.

 

명동교자에 가서 추억의 칼국수를 먹는다.

 

혼식자를 위한 칸막이가 되어있다.

국물이 짜다.

엄청 짜다.

여기저기에서 국물을 더 달라고 요구할 정도로.


골목을 걷다가  비엔나 커피가 참 맛있었던 '가무'가 아직도 그 자리에 있어서 너무 반가웠다.

나중에 친구들에게 "가무가 아직도 있더라" 면서 가보자고 했더니

그곳엔 아줌마 아저씨들만 가는 곳 이란다.

우리 완전 아줌마인데...

 오히려 아줌마보다는 사위, 며느리, 손자도 있는 할머니에 가까운 나이인데...

우리 이제 청춘이 아닌데...ㅎㅎㅎ

 

 

명동 예술극장이 아직도 있네

 

명동을 나와서 숙소로 걸어오는 길에 신세계 백화점 지하 식품코너에 들렸다가 깜놀했다.

백화점이라서 비싸긴 하겠지만 내 주먹보다 조금 더 큰 메론은 물론이고

 수박 가격이 후덜덜덜 하다

 

 

남대문 시장에 들어서서 1000원하는 호떡을 먹고

 

만두와 좋아하는 술빵의 유혹을 물리치고

 

 

 

천원에 네 개 하는 풀빵을 사먹었다.

참 맛있다.

추억과 그리움의 맛이다.

 


며칠 후 남편이 먼저 집으로 들어가기 전날

명동성당에서 하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보기위해 명동으로 나갔다.

중앙우체국 근처에 있는 중국집에서 짜장면과 울면을 먹었다.

땅값 비싼 곳에서 이 가격의 짜장면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며.

 

 

커피를 마시려고 유네스코 회관 옥상에 올라갔다.

 

작은 카페가 있고 생태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옥상정원에선 남산타워는 물론이고 사방으로 명동의 건물들이 보인다.

 

 

 

 

 

 

 

 

저녁시간의 명동은

국적 불명의 음식 리어커들이 양 옆으로 늘어서 있고  사람이 밀려다닌다.

 

 

해질녘의 명동성당은 낮의 분위기와 다르다.

 

 

 

 


멋진 파이프 오르간 연주를 잘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