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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7년도 이야기

믿어지지 않는 친구남편의 갑작스런 소천

날미 2017. 4. 22. 08:50

 

2017년 4월 1일

 

간간이 연락을 주고받는 산호세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늘 그렇듯이 그동안 잘 지냈냐는 안부를 주고받는데

친구가 "잘 지내지 못했어요" 한다.

당연히 잘 지냈다는 답을 예상하고 던진 의례적인 인사에 

잘 지내지 못했다는 대답을 듣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더니

남편이~~~ 하며 말을 잇지 못한다.

남편이 왜요?

다급하게 물으며 어디가 아픈가?

사고가 났나?

머릿속이 분주해지는 순간에 머뭇거리던 친구는 "남편이 그저께 하늘나라에 갔어요"

"네?"

너무너무 놀라서 말문이 탁 막혔다.

"아니 왜요?""

갑자기.."

"아직 잘 몰라요..."

"아니 왜? 어떻게 그런 일이..."
믿어지지 않았다.

정말 너무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를 나누며 전화기를 붙들고 둘이 울었다.

엉엉 소리내어 울었다.

 

28년 전에 이민와서 처음 알게 된 친구다.

4년 반 동안 같은 직장  바로 옆에 앉아서 매일의 일상을 나누며 지냈던 친구다.

나이는 나보다 두 살 어리지만  어린 나이에 결혼해서 아들 둘을 키우며 열심히 살아가는 친구와

30이 넘었지만  결혼하지 않은 나는 생활하는 환경은 다르지만

마음은 잘맞아서 미주알고주알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지내던 친구다.

 

친구의 결혼생활은 그리 행복하지 않았다.

많이 힘겨워했다.

그 힘겨움을 속속들이 나누며 지냈다.

몇 년 전에 우리 집에 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결혼생활 25년을 끝내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그리 많이 놀라진 않았다.

친구의 살아온 시간들을 알기때문 이었다.

 

이혼후 4년정도의 시간이 흐른 후에 친구는

 중학교때 함께 교회를 다니던 한 살 위의 교회오빠와 재혼을 했다.

몇 십년만에  서로가 아픔을 겪은 후에 만난 두 사람은 행복하게 살았다.

지난 날의 어려움과 행복하지 않았던 기억을 날려 버릴 정도로.

재혼을 한 후에 달라진 삶을 친구는 이렇게 표현을 했다.

'무수리였던 내가 공주가 되었다'

 

친구는 뒤늦게 찾아온 생활에 감사하며 행복해 했다.
그랬었는데.

어떻게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공주대접 받으며 산지 5년도 안되었는데...

특별히 아픈 곳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머니까 오지 말라고,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지만

놀라고 슬픈 마음을 가지고 갔다.

무엇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친구를 꼬옥 안아주고 싶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