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to Remember

별일이 다 있네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9년도 이야기

별일이 다 있네

날미 2019. 4. 16. 07:47

 

2019년 3월 1일

'

고질병인 허리디스크가 있으신 엄마는 나이들어서 키도 많이 줄어들었을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하셔서 밖에서는 워커를 의지해서 걸으신다.

 

한국으로 들어가는 딸의 짐이 있어서 뒷트렁크에 워커 실을 자리가 없고 

시간이 촉박하다고 느껴서 엄마의 워커를 엄마 아파트 오피스근처 구석에 접어 둔 후에

(청소하는 분에게 남편이 말을 해놓고)

엄마를 양쪽에서 손잡고 식당에 갔다.

 

당연히 워커가 제자리에 있을줄 알고  점심먹고 두어 시간후에 왔더니 워커가 없다.

아무리 찾아봐도 없다.노인들만 사는 아파트라서 워커가 없어질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오피스 매니저 말로는 절대로 물건을 그냥 두면 안된단다.

없어진단다.

황당!

 

남편이 말해놓았다는 청소하는 분은 이미 퇴근했고 

오늘은 금요일이고 월요일에나 올것이란다.

연락이라도 할 수 있냐고 했더니 그분은 영어도 못할뿐더러 연락처도 없다는 

더 황당한 소리만 한다.

 

엄마는 엄마대로 워커가 없으니 주일예배도 갈 수 없으실까봐 불안해 하시고

딸의 약속시간은 촉박하고...

일단 엄마를 방에 모셔드렸다.

 

이생각저생각 하다가 우리는 내일 집으로 올라가야 하고 

찾는다는 가능성도 희박한데 

월요일까지 기다리는 것보다 내일 아침에 사드리고 집으로 올라가기로 결정을 했다. 

 

밤비행기로 딸은 떠나고 

딸을 떠나보낸 헛헛한 마음을 그밤에 맛있는 빵으로 달랬다.^^

 

아침이 밝았다.

호텔분위기가 참 좋다.

 

 

 

 

어제저녁에 이곳에 앉아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그렇게 모두 함께하는 시간이 당분간 없겠구나 하는 쓸쓸한 생각이 났다.

 

     

마음은 쓸쓸한데 입맛은 달다.ㅎㅎ

 

 

다행히 엄마집 근처의 의료기기 파는 곳이 토요일에도 문을 열어서

엄마가 쓰시던 것과 거의 똑같은 워커를 사서 엄마네 갔다.

아파트에 들어가서 혹시나 해서 어제 확인했었던 곳에 들어가봤더니

엄마 워커가 떡하니 있는 것이다!

어제 남편과 내가 이곳저곳 여러 번 찾아보았을때는 틀림없이 없었는데...

누가 가져갔다가 도로 갖다놓았나보다.

 

엄마는 잃었던 워커를 다시 찾으니 얼마나 반가워 하시던지.ㅎㅎ

 

별일이 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