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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상실이 되었다니~~~(3) 시스템 오류라니...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9년도 이야기

국적상실이 되었다니~~~(3) 시스템 오류라니...

날미 2019. 4. 25. 05:02

 

2019년 3월

 

이미 국적상실이 되었고 국적을 다시 회복할 수 있는 길은 우리에겐 불가능한 일이라서

이제는 합법적으로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첫 번째는 

한국에 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 비자인 F4 비자를 신청해야 하는 일이다.

F4 비자를 신청하기 위해선 합법적으로 들어온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딸은 한국국적이 상실된 상태에서 (전혀 몰랐었다  정말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다)

한국여권으로 한국으로 들어왔기 때문에 불법으로 들어온 상태가 되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선 서류를 준비해서 공항출입국 관리소에 가서 신고를 한 후에

미국여권으로 다른 나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야 한단다.

벌금을 물어야 하는데 다행히 

3월은 자진 출국 기간이라서 자진신고를 하면 벌금이 면제된단다.


당일에 나갔다  들어와도 괜찮다고 해서 일을 하고 있는 딸은 토요일에 가까운 일본 후쿠오까로 나갔다가 들어오기로 했다.

공항출입국 관리소에 신고하러 오는 사람이 많으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을 대비해서

첫 공항버스를 타고 가기로 한 딸은 밤을 꼬박 세우고  추운 겨울날 새벽에 집을 나섰다.

 

 

한국국적이 상실되었는데 열흘 전엔 어떻게 한국여권으로 들어올 수 있었는지가 

그동안의 의문이었는데 의문이 풀렸다.

딸이 공항에 있는 출입국 관리소에  가서 자진신고를 하려고 했더니

"너는 한국 국적인데 이곳엔  왜 왔냐고..." 

딸이 주민센터에서 뗀 서류 등을 보여주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담당자도 이해가  안되는지 이곳저곳에 전화를 하고 딸을 바꿔주기도 하더니 한다는 말이 '시스템 오류'란다.

법무부에선 국적상실로 되어있어서 주민센터 등엔 기록이 남았는데

공항 출입국 관리소엔 아직 국적상실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황당!

너무나 황당하다!

자기네들이 잘못해서 딸을 졸지에 불법체류자로 만들어 놓고는 시스템 오류라는 말을 하면서

법의 무지로 큰 잘못을 했다는 자술서를 쓰라고 했다.

누가 법을 몰랐고  누가 잘못을 했다는 말인가?

시스템 오류라고 하면 다 되는 것인가?

나중엔 그 기록 때문에 3년을 받을 수 있는  F4 비자도 1년을 받게 되고...


국적상실이 된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한국공항에 들어올때 국적상실이 된 것을 알게 되었다면

미국여권을 사용했을 것이고 90일 간은 무비자니까 적어도 불법체류자는 되지 않았을 것 아닌가?

나를 가장 놀라게 한 것은 불법이라는 말 이었는데...

 

딸은 출입국 관리소 사람이 불러주는 대로 (어떻게 써야하는지 모르니까)  자술서를 쓰고 일본에 무사히 다녀왔다.

나가고 들어올 때 확실하게 미국 여권으로 했고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는 확인서까지 받아들고.

 

자기가 불법체류자가 된 이유가 시스템 오류로 인해 생긴 일 인것을 알고

또 시스템에 문제가 있을까 걱정이 되었던 딸이 

미국 여권으로 들어왔다는 확인은 어떻게 할 수 있냐고 물었더니 들어올 때 확인서를 써달라고 하면 된다고 했단다.

우리는 너무나 황당한 이유를 알게 되었지만 딸이 무사히 출입국을 했다는 것과

이젠 합법체류자가 되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감사했다.

두 번째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어 강사로 신분이 바뀜에 따라 해야 할 서류 준비이다.

미국인의 범법행위 확인을 위한 FBI background check과 

마약복용 등을 알아보기 위한 피검사 등등이 포함된 건강검진 진단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국인 선생보다 외국인 선생을 채용할 때의 기준이 빡쎄단다.


3월 안에 끝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10개의 손가락 지장을 해서 보내는 것 외에

시간이 오래걸리는 FBI background check 은 신속대행 해주는 곳에 많은 돈을 들여 맡기고

병원예약을 한 후 건강검진을 했다 

처음 갈때는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는 쇼쇼쇼를 하고

일 주일 후 건강검진 결과 받으러 갈 때는 버스 방향을 잘 보고 탔다는...ㅎㅎ

 

세 번째는 

1월 말에 마친 학교 졸업증서를 공증해서 한국으로 보내야 하는 일이다.

3월까진 서류가 되어야 하는데  졸업장은 빨리 오지 않고 정말 시간을 다투는 하루하루가 되었다.

졸업장이 오자마자 원본을 가지고 notory 한 후에 

Sacramento 다운타운에 있는 State 빌딩에 가서 공증을 해서 이틀만에 간다는 Fedex로 보냈다.

수시로 Fedex 트래킹을 보니까 일산에는 금요일 오후에 도착했는데 

일산 사무소에서 월요일 오후까지 붙잡아 두는 사태가 발생해서 애간장을 태웠다.

월요일 저녁에야 서류를 받았다.

이틀 만에 가는 것을 보장하는 것이기에 서류 몇 장에 65불을 냈는데 5일이나 걸리다니!

Fedex에 얘기해서 환불 받았다.

 

네 번째는 

일본에 다녀오자 마자(합법체류자가 되자 마자) F4비자 인터뷰 날짜를 정하고 

3월이 거의 끝나가는 날에야 인터뷰를 했다.

 

다섯 번째는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고양시 교육청에 신고를 하는 일이다.

 

여섯 번째는

그동안 한국에서 사용하던 은행계좌와  전화번호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적상실이 되지 않았으면 졸업증명서만 공증받아서  교육청에 신고만 하면 되는 일인데...

한달이 넘도록 사람 애간장을 태우는 일들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었는데...

 

LA 영사관에서  우리가 싸인한 외국국적 불행사 서약서 서류도 시스템 오류로 빠지거나 입력되지 않은 것은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