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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4년도 이야기

수술후 날마다 Little better!

날미 2014. 4. 23. 13:48

 

2014년 4월 12일 토요일

 

13일간의 병원생활을 마치고 퇴원을 했다.

햇살이 어찌나 눈부시던지.

 

병원에서의 생활은 딴세상 이었지만 즐거웠다.

집에서만 거의 생활하는 나에게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경험을 치루게 하고 수없이 많은 감사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곳이다.

 

 

정말 하나님은 놀랍게 일하신다.

매번 꼭 필요할 때 딱 필요한 사람을 붙혀주시는지

우리 부부가 믿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되어지는 일들을 보면

"아! 하나님이 일하시고 계시구나."라는 감탄사가 절로 튀어나올 정도였다.

 

처음에 한국인 의사인 닥터 민을 만나는 것에서 부터 좋은 의사를 붙혀주시고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간호사를 붙혀주셔서 해결해 주시고

울고웃으며 이야기 할 수 있는 room mate인 체코에서 이민온 Vera 할머니까지.

 

며칠간 굶다가 처음으로 먹게된 얼음은 얼마나 단지 설탕을 뿌려놓은 것 같았다.

너무 달아서 남편에게 먹어보라고 했더니 남편왈 "그냥 얼음이야" 하는데도

내입에는 설탕묻힌 시원한 사탕 같았다.

 

대장내시경 검사할 때 먹는 물약을 모든 사람이 괴로워 하는데

며칠간 비어있던 속에 먹으니깐 괴롭기는 커녕 그냥 맛있는 물이었다.

빨대를 꽂아놓고 Vera 할머니의 눈물없인 들을 수 없는 인생이야기를 들을 때는 쪽쪽 들이키다가

내가 이야기할 땐 쉬고 참 쉽고도 재미있게 4리터의 물을 3시간 안에 마실수 있었다.

속이 완전히 비어서인지 마시는 즉시 화장실행 이었는데 시원했다.

 

그동안 너무 아팠었기 때문에 수술한 부위는 계속 진통제를 주사로 놓으니까 견딜만한데

누워있으니까 어찌나 불편한지 소변줄은 끼워놓았지

소변줄을 빼고도 침대에서 소변을 봐야하는 일이 정말 너무 불편했다.

샤워는 커녕 세수도 못하고 화장실에 갈 수도 없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며칠이 지나서 겨우 화장실에 가서 거울에게 물었다.

"너는 누구냐?" 정말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불평불만이 나오려면 이때를 기억해야 겠다.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똥오줌만 내가 싸고 싶은때에 혼자 쌀 수 있어도 감사하다'는 ㅎㅎㅎ

 

하루에 삼교대로 바뀌는 간호사님들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다.

간호사들이 수시로 묻는다.

"오늘은 어떠냐? 진통은 어느 정도냐? 진통의 강도가 몇 번이냐?(0번에서 10까지 그림으로 붙혀놓았다)"

나의 대답은 늘 "Little better!"이다.

똑또구리 간호사인 Chinn이 나중엔 "네 별명은 Little better야."하고 놀려댔다.

"배땡기니깐 웃기지좀 말라." 고 사정을 할 정도로 늘 나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일처리를 잘했던 Chinn을 잊을 수 없다.

 

한국간호사님인 Ketherin도 많은 도움을 주었다.

얼마나 친절하고 세심하게 돌봐주는지 감사하다.

퇴원할 때 함께 해준 장진화님또한 너무 감사하다.

한국분은 한다리 건너니까 아는 사람이라서 더 재미났다.

"진화님! 나중에 선화자매 미국에 들어오면 꼭 고양이보러, 텃밭에서 딴 야채와 된장찌개 먹으러 갈께요."

 

캐냐에서 온 Jackie는 신실한 크리스챤 간호사이다.

수술을 앞둔 아내를 보는 남편의 아픈 마음을 생각하며 울먹이는 나를 위로해 주고

내침대 밑에 쭈구리고 앉아서 내손을 꼭잡고 기도해주던 Jackie를 퇴원하는 날 또 만났다.

어찌나 반가운지 사진 한방 찍으며 감사를 표했다.

 

 

'Little better' 많은 사람들의 사랑에 힘입어 조금씩 좋아지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