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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4년도 이야기

딸이 없는 성탄절에 아들이 있어서 감사하다

날미 2015. 2. 7. 15:10

 

2014년 12월 25일

 

아이들이 태어나고부터 작년까지 성탄절이 되면 참으로 분주하게 지냈었다.

아이들은 물론이거니와 선생님을 비롯한 아이들에 관계된 사람들, 

San Jose 식구들, 구역 식구, 이웃, 그리고  지인들 선물을 준비하느라고 

뻔질나게 샤핑몰을 드나들었는데

올해는 정말 한가하게 성탄절을 맞이하게 되었다.

 

딸내미 선물은 진즉에 준비해서 한국으로 보내 놨고 (운송비가 어찌나 비싼지...)

아들내미는 현금을 최고로 치니까 특별히 신경쓸 일이 없고.

최소한의 사람들에게만  카드와 선물을 준비했다.

이 사람 저 사람 신경 쓰는 게 귀찮아졌다.

이러면 안되는데...

 

12월에 우리 집에서 두 번 있었던 연말 모임 준비를 한 것 외에는 

예년에 비해 어찌나 한가한지 쓸쓸한 기분마저 들 정도였다.

선물교환과 선물 풀기를 좋아하는 딸내미가 없으니까 모든 것을 생략하게 된다.

딸내미 하나 없는 게 이렇게 다를 줄이야.

 

성탄절 연휴에 따로 살아가고 있는 아들내미가 2박 3일간 집에 왔다.

오랜만에 빨래를 한가득 안고.

계속 같이 살았으면 잘 모르겠는데 가끔 와도 밥만 먹고 두어 시간 있다가  돌아갔었는데

2박 3일간 집에 와있는데 정신이 안정되지 않고 붕~~ 떠있는 느낌이었다.

우리 부부만 살며 정돈된 모습에서 아들내미 하나가 들어옴으로 인해 어질러지는 것은

정리안 된 상태를 무지하게 싫어하는 나에게 스트레스였다.

식사도 신경 써야 하고.

아들이라기보다 손님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토비랑 걷다가 동네 공원에서 운동하는 아들내미를 만났다.

반가웠다.

아들내미는 토비를 더 반가워했지만  ㅎㅎㅎ

 

 

 

 

 

 

 

 

 

 

 

 

 

 

 

그래도 아들내미가 노래도 불러주고 

(아들내미가  사 왔다고  20여 년 만에  와인을 한 잔 마신 남편은 알딸딸~~~)

 


아들은 아빠 엄마가 원하는 크리스마스 선물사라고 $200을 준다.

아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동안 살까 말까  망설이던 일인용 커피머신을 장만했다. 

 

 

나는 검은색 가방을 하나 살까 생각 중이다.

(샤핑 가는 것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아직 못 사고 있지만)

 

그래도 아들이 있으니 감사하다.

비록 손님 같은 느낌이 들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