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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0년도 이야기

새와의 전쟁

날미 2020. 7. 16. 03:54

2020 6월

 

여름이 오면서 뒷마당의 과실나무가 순서대로 열매를 맺는다.

 

매년 풍성한 열매로 우리의 기쁨이 되어주는 무화과는 올해도 어김없이 가지가 휘어지도록  열리고 

 

매년 주렁주렁 달리긴 하는데 끝까지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서

수확량은 거의 없는 감도 열매를 맺고

 

강렬한 붉은색 꽃만 몇 개 피다 정작 열매는 맺지 못하는 석류는 

올해도 역시나 열매는 없구나

 

블루베리는 올해도  꽝이다.

다닥다닥 많이 달렸는데 크지를 않고 바닥으로 다 떨어진다.

물을 더 많이 줘야 하는지...

 

처음으로 비파열매가 열렸다.

딱 세 개.

달콤한 맛이 난다.

어떻게 나오는지 알았으니

내년부터는 실력발휘를 해다오.

 

5년 만에 처음으로 살구가 열렸다.

 

작년에 조금만  열리던 자두가 올해는 아주 신났다.

열매가 쌍으로 붙어서 열리기도 한다.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니까 뒷마당이 시끌시끌하다.

새들이 놀러온다.

미국 참새들의 조용한 몸놀림을 보노라면 입가에 웃음이 지어진다.

그런데 꽥꽥이 새가 와서 종일 고함을 친다.

고함만 치면 참을 만 한데 요놈이  자두를 어찌나 파대는지....

몇 개만 집중 공략하면 괜찮은데 이것저것 찍어 놓는다.

 

 

꽥꽥이 먹으라고 따로 해놔도 소용없다. 

날마다 신선한 것으로 먹고 싶은가 보다.

 

꽥꽥이를 쫒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반짝이를 두르고 호일을 주렁주렁 매달고 우산도 펴고

쓰지 않는 넥타이까지  휘감았다.

놀랐는지 훨씬 줄었다.

 

 

 

 

노력 끝에 얻은 귀한 3종 세트이다.ㅎㅎㅎ

 

 

범인은 바로 요놈이다.

꽥꽥 소리가 나면 나가서 쫓아도 크게 놀라지도 않고 

요리조리 피해 가기만 하던...

 

현관으로 새가 열심히 날아들어서 봤더니 집을 지으려고 열심히 자재를 나르고 있다.

어찌나 튼튼하고 찰지게 짓는지 

현관 벽에 지으면 진흙같이 딱 달라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자국이 남아서

지으려고 시작할 때 다른 곳으로 옮기게 하는 게 낫다.

 

현관에도 호일을 주렁주렁 매달았더니 포기하고 다른 곳을 찾았나 보다.

 

미안해~~~

몇 년 전처럼 나무에 지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