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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4년도 이야기

대장에 뭔가 있대요

날미 2014. 4. 23. 04:00


2014년 3월 31일


응급실 침대에 누웠더니 의사들이 들어오니

대장에 주머니 모양으로 생긴 것이 바깥으로까지 나왔는데 Diverticulitis(게실염)인 것 같다고

항생제 투여를 하면서 가라앉기를 기다린다고 한다.

Abscess(종양) 일수도 있다면서.

일단은 염증을 가라앉힌 후 회복이 된 6~7주 후에나 대장 내시경을 할 수 있다고 한다.

지금 대장내시경을 하다간 내시경하는 과정에서 주머니를 터트리게 되면 힘든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입원을 해서 며칠간 아무것도 먹지 못하게 하여

영양주사 외엔 물도 마시지 못하는 생활을 며칠 했다.

자나깨나 4시간 마다 피를 뽑아가는데 어찌나 괴로운지.

적혈구 수도 모자르단다.

정상인은 12인데 나는 6에서 놀고 있으니...


매일 의사와 레지던트들이 회진을 한다.

그 중에 중국여의사인 Dr. Zahu가 여러가지를 자세히 묻는다.

그동안 어지럽지 않았냐?  

토할 것 같진않냐? 

변에 피가 나오지 않았느냐? 

변의 색깔은 어떠했냐?  

변의 굵기는 어떠했냐? 

하루에  몇 번 변을 보았냐?

배가 언제부터 아팠었냐? 

이런 증상이 전에도 있었었냐?

지금 아픈정도는 어떠냐? 

좀 나아졌냐? 등등


이 여의사는 그때 이미 확신을 했었던 것 같다.

'암일 수도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