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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5년도 이야기

남편의 내시경검사 후 다행이다

날미 2015. 8. 13. 13:39


2015년 7월 7일


우리부부같이 건강에 무신경하게 살아왔던 사람들이 있나 싶게 

건강에 신경을 쓰지않고  그냥저냥 살아왔었다.

50보다는 60에 더 가까운 나이가 되도록 위내시경이나 대장내시경검사 한 번도 안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병원에는 거의 가지않고  잘먹고 잘자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하겠나 싶은 생각만으로 살아왔었다.

그러다가 작년에 큰 일을 만난후  건강도 공부해야 되겠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건강프로를 빼놓지 않고 보게되면서 느낀 것은 정말 그동안 무식하고 무지했었구나 이다.


몇 달 전에 남편입에서 냄새가 나기시작했다.

이빨이 시원찮았던 남편이 몇 년전에 몇 개의 임플란트를 했었기 때문에

혹시 임플란트 한 부분이 염증이 생겼나? 하고 치과에 가서 검진을 했는데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는대도 여전히 냄새가 났다.

병원가기 무쟈게 싫어하는 남편을 닥달했다.

가기싫어하는 남편을 볶아대서 피검사를 했는데 결과가 

헬리코박터균이 1이하가 정상이라는데 5가 넘게 나왔다. 

아이구 내가 정말!


10일 동안 먹는 약을 처방받아서 3일을 먹자마자 신기할 정도로 입냄새가 사라졌다.

약의 효능보다 부작용에 대해 더 민감해서 약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던 

남편이 깜짝 놀랄 정도로 싹~~ 사라졌다.

그런데 그후로도 가끔 속이 불편하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병원에 가기 싫어하는 것은 어찌해야 할지.


또다시 닥달을 했다.

멀리있는 딸내미와 합세해서 잔소리 대마왕이 될 정도로 중단없이 말했다.

드디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위와 대장내시경 검사를 했다.

정확한 결과를 위한 기도를 하고 기다리다가 다 되었다고 해서 회복실에 가봤더니

완전 중환자의 모습으로 누워있다. ㅎㅎ


아이들에게  환자처럼 보이는  아빠의 사진을 전송했다.


결과는 다양하게 나왔다.

위내시경에선 식도엔 정상적인 점막이 있고

만성위염이 있고 십이지장에 작은 혹이 발견되어서 조직을 떼어내서 검사를 할 것이고

대장내시경에선 2개의 작은 폴립이 발견되어서 떼어냈고 조직검사를 할 것이고

생각지도 않았던 작은 암치질이 있다는 것이다.


아이들에게 아빠의 내시경 검사 결과를 보냈다.



아빠가 병원에 안간다고 그동안 끌탕을 했었던 딸내미는 걱정이 한 가득 담긴 카톡을 보내왔다.


씩씩하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어느날 갑자기 대장암 환자가 되었다는 것 때문에

혹시 아빠도 엄마처럼  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을 딸내미에게 

간단하게 카톡으로 설명을 했는데도 

딸내미는  걱정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한참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서 딸내미의 불안을 잠재워줘야만 했다.


놀라기는 마찬가지였을 아들내미도 전화가 왔다.

아빠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길래 자세히 설명해주고 

앞으로의 과정도 이야기 해주니까 다 듣고는 딱 한마디 한다. 

"Cool!"


며칠 후에 나온 조직검사결과는 모두 음성이다.

몇 개월 전에  약을 먹었던 헬리코박터 균은 찾아볼 수 없 다.

십이지장의 작은 혹은 3,4개월 후에 떼어내야 한다고 한다.

만성위염은 약을 먹고 있다.

약을 먹었더니 한동안 괴롭혔던 더부룩하고 속쓰려하며 불편했던 것이 

신기할 정도로 사라졌단다.


큰 병이 아니어서 다행이다.

더 큰 병으로 나아가기 전에 발견되어 치료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맨날 자기는 아무렇지도 않다고 큰 소리 빵빵치던 남편은 입이 쏙~~ 들어가게 되었다.

이제 내가 큰 소리 빵빵친다.

'내가  두 번이나 살려준 생명의 은인이니 나에게 큰 절을 하라'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