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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5년도 이야기

내가 살아가고 있는 오늘

날미 2015. 8. 13. 08:19


2015년 7월 2일


오늘 또 장례예배에 다녀왔다.

결혼식, 아기 돌등 기쁜 일도 있었지만 

교인 수 150명 정도의 교회에서 일년간 교인들의 직계가족의 장례예배까지 열네 번째이다.

오늘 다녀온 90넘으신 권사님은 물론이고

90넘으신 장로님, 70대이신 집사님들도 계셨지만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이 셋인 40대의 가장과 

10년 전에 먼저 간 아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던 50대의 여집사님과

지난 달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모두를 놀람과 슬픔에 빠지게 했던

12살 케빈까지.


어찌된 일인지 작년에 우리교회에  나를 포함해서 거의 동시라고 느껴질 정도로

암환자가 다섯 명이 생겼었다.

온교우가 병약한  성도들을 위해 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섬겼지만 

교회분위기는 우울모드였고 침체되어 있었고 

연세가 많으신 분들은  "다음엔 내차례인가?" 하는 불안한 마음까지 드신다고 했다.


작년부터 함께 투병하던 나의 암환우동기(내친구들은 이 단어를 아주 싫어하지만 나는 괜찮다)들이

올해 들어서 한 분씩 하늘나라로 가셨다.

나보다 몇달 후에 대장암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서로를 위로하며 힘을 내던

나보다 몇 살 어린 윤집사까지  지난 5월에 하늘나라로 갔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굳건하게 마음과 믿음을 지켰던 자매인데...

암환우 동기들 중 나만 남았다.

누군가는 나에게 이렇게 말해준다.

"살아있어줘서 고맙다."고 


나보다 늦게 암이 발병되고 함께 투병하던 동기들도 다 떠났는데 

왜 나만 지금까지 살게 하셨을까?

수술을 하고  빠졌던 10키로 정도의 몸무게는  

일 년 4개월이 넘은 지금  도루 다 원상복귀 되었다.

(에잇!  이넘의 살은 잘라낸  7.5센티 암덩어리와  함께  영원히 날려버리고 싶었는데...)


병 때문에 죽는 것이 아니라 명 때문에 죽는 것이라고 큰 소리치며 

씩씩하고 담담하게 살아가고 있는 나!

그냥 이렇게 게으르게 살아도 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내가 살고있는 오늘이 어제 죽은 그누군가에겐 간절히 살고싶었을

내일 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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