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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가면 혼자서도 잘놀아요.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5년도 이야기

한국에 가면 혼자서도 잘놀아요.

날미 2015. 12. 11. 06:07

 

2015년  10월

 

내가 한국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혼자서도 얼마든지 놀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통시설이  잘되어 있고 음식도 지천에 널려있어서 

튼튼한 두 다리와 설레는 마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서 참 좋다.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고 여행 가는 것도 너무 좋지만

혼자서 서울이나 지방도시를 유유자적 다니는 것도 참 좋다.

요번 한국여행 에서도 어김없이 특별한 약속이 없는 날은 

신발끈 동여매고 무조건 나갔다.

 

내가 묵고있는 언니네 집인 일산에서 좌석버스 한 번만 타면 한 시간이면 광화문에 도착한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하루 종일 이곳저곳 걷는다.

미국에 있을 때 가장  많이 생각나는 정동길을 짬나는 대로 걷고

성공회에도 들어가보고 

주말에만 개방되어 있는 정동전망대에도 두 번 올라가서 계절의 흐름을 느낀다.

 

 

 

 

 

 

 

 

 

 

 

 

 

 

 

 

 

 

 

 

 

 

 

 

 

 

 

 

 

 

 

 

 

 

 

 

 

 

 

옛 모습은 사라진 지 오래되고 중국 관광객으로 넘쳐나는 명동은 물론이고 

명동성당에 혼자 앉아있는 시간도 좋고 청계천, 조계사, 인사동, 운현궁을 천천히 둘러보는 것도 재미나다.

약속시간에 쫓기는 것도 없이 여유있는 발검음이 좋고

이곳에선 보기힘든 많은 사람들과 함께 밀려다니는 것도 기분 좋은 경험이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니다 밤이 되면

1200번 종점인 동방플라자 앞에서 일산으로 가는 버스에 앉아

수고한 다리에게 쉼을 준다.

 

 

고양터미널에서  딸내미가 살고 있는 목포에 가려면  시외버스로 네 시간 반 걸린다.

고속버스 창가에 앉아  지나가는 우리나라의 산천을 보다가 

휴계소에 내려서 기지개를 켜며 15분간 주어진 휴식시간 동안 화장실에 가고

끊임없이 돌아가는 트로트와 뽕짝을 들으며 무엇을 사 먹을까 두리번거림은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함이다.

 

딸내미네 집에서 작은 시외버스를 타고 혼자 낯선 소도시에 찾아가는 설렘도 좋다.

하루에 서너번 정도만 운행하는 버스시간에 맞춰 돌아오기 위해 시간 안배를 하며 

시간 맞춰 버스를 타기 위한 조마조마한 마음과 

시골 터미널에 앉아서 시골 할머니하고 나누는 짧은 대화조차도 좋다.

 

버스를 타고 터미널을 빠져나올 때 내 마음은 이미 낯선 도시로 달려간다.

 

 

 

 

 

그래서 난 한국에 가면 하루도 쉬지않고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