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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 이라는 귀한 시간을 가진 딸내미가 또 떠났다 마음이 왜이리 아픈지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6년도 이야기

5개월 이라는 귀한 시간을 가진 딸내미가 또 떠났다 마음이 왜이리 아픈지

날미 2016. 9. 10. 04:41

 

2016년 8월 7일

 

오늘 딸내미가 떠났다.

지난번에 한국으로 갔었을 때는 일 년 후엔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이 있었기에

자기가 원하는 길을 찾아가는 딸내미에게 그다지 애틋하거나 슬프진 않았고 

낯선 곳에서 생활할 딸내미가 걱정은 되었지만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었는데 

요번에는 이제 떠나면 과연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기는 할 것인가? 하는 마음이 더 많았기 때문인지 

참 마음이 짠하고 아프고 슬펐다.

 

거의 2년 만에 미국에 들어와서 5 개월을 함께 생활하면서 처음에는 삐거덕삐거덕거렸다.

장성한 자녀와의 동거가 쉽지 않은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남편과 둘이서만 살고 있었던 공간에 딸일지언정 누군가와 동거함이 마냥 신나고 즐겁지만은 않았다.

얼굴 보는 시간도 많지 않았다.

다음날 약속이 없으면 아주 늦게 자고 아주 늦게 일어나는 딸내미.

활동시간대가 다르다.

그나마 저녁 먹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고 가장 많은 대화를 하는 시간이었다.

 

가기 전날까지 집밥을 먹겠다며 내가 만들어준 음식에 감탄하고 사진 찍으며 좋아했던

딸내미의 모습을 당분간 볼 수 없고

 

 

 

 

 

저녁식사 후에 딸내미가 어김없이 대령하는 냉커피와 달달한 디저트와 함께 하는

두세 시간으로 이어지는 줄기찬 수다가 그리워질 것이다.

살은 무지하게 불어났을지 언정...

 

딸내미가 집에 와있는 동안 많은 대화를 하면서 혼자 살아온 2년간 딸내미가 생각이 깊어지고 자기 주관이 분명해지고 

어려움에 맞설 줄도 알고 자기 의견을 부드러우면서도 확실하게 전달할 수 있고

문제 처리 능력도 많이 키워졌음이 느껴졌다.

처음의 삐거덕거림이 애틋함으로 변하고 믿음으로 변해갔다.

무엇보다 딸내미의 착한 아이 신드롬에서 벗어난 Yes! No! 를 분명히 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것이 고마웠다.

늘 착하다는 말을 듣고 자란 아이라서 거절하는 것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던 아이였기에...

 

부모인 우리도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깊이 있는 대화를 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아이가 아파했던 부분들을 알게 되어서

부모의 미흡함과 지혜 없음과 아집으로 인해 상처 준 것을 깨닫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시간을 가졌다.

 

떠나는 날이 다가올수록 아쉬움은 늘어만 갔다.

좀 더 잘해줄걸!

좀 더 여행을 갈걸!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많이 해줄걸! 사줄걸! 등등

껄껄하고 있는 나에게 딸내미는 충분히 잘했다며 위로를 한다.

 

5개월이라는 시간이 참 귀한 시간이었다.

우리 가정에 꼭 필요한 감사한 시간이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가기 하루 전 날 San Jose에 호텔을 잡고

San Jose에 살고 있는 외가 식구를 만나서 함께 저녁을 먹고 작별인사를 했다.

 

 

 

공항의 이별은 늘 슬프다.

딸내미야 본인이 원하는 삶을 찾아가는 기쁨과 설렘에 들떠 있겠지만

엄마인 나는 슬펐다.

 

재은아~~~ 

한 달 반 후에 다시 만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