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to Remember

결혼 25주년! 고맙고도 고마운 남편과 함께 오래 살았나보다 똑같은 카드를 고르다니...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6년도 이야기

결혼 25주년! 고맙고도 고마운 남편과 함께 오래 살았나보다 똑같은 카드를 고르다니...

날미 2016. 9. 13. 14:17

 

2016년 8월 26일

 

1991년 8월 26일 무지하게 더운 여름날 

한국 나이 서른세 살 노처녀 노총각이 결혼식을 했다.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5년이라는 세월을 사는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들 낳고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함께 살아온 25년 동안 남편은 나를 놀라게 한 적이 별로 없었지만

나는 남편을 여러번 놀라게 했음이 참 미안하다.

큰 아이 낳을때 아기가 태변을 먹어서  응급상황이 되어서 제왕절개 수술을 했고

둘째 아이때는 임신 30주에 양수가 터져서 또 응급상황이 되어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둘째를 낳았고

어느 여름날  수박 먹고 식중독에 걸려서 새벽에 화장실에서 똥 싸다 쓰러졌고.ㅋㅋㅋ

갑자기 대장암 판정을 받고 그날로  대장암 수술을 한 것이 홈런이다.

사나이 이기에 놀란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얼마나 놀랬을까?

결혼 25주년을 맞이하여 내가 진심으로 미안해하고 고마워한다. ㅎㅎㅎ

무엇보다 내가 어렵고 힘들 때 곁에 있어서 힘이 되어주고 보호막이 되어주어서 참 고맙다.

남편에게 고맙다는 말을 백만 번 해도 모자라다. 

 

36살에 미국으로 이민 와서 적응하기 많이 어려웠을 텐데도 묵묵히 열심히 일하며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살아온 남편이기에 곰곰이 남편을 생각하면 

짠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해서 눈물이 나려 한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려고  말씀 붙들고 끊임없이 생각하며 세상과 갈등하면서도 

기도하며 신실한 크리스천의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남편이어서 고맙다.

 

때로는  답답해 보이고 멋없어 보이는 아버지 일지는 몰라도 

바른 삶을 살려고 노력하며  용감하고 성실한 삶의 본을 보였으니 

아이들이 철들게 되면 존경할 것이다 

그런 아버지로 살아온 남편이어서 고맙다.

 

나를 가장 많이 알고 가장 많이 이해하고 가장 많이 웃게 하고 

내가  이 꼴 저 꼴 다 보여주면서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며

함께 울고 웃을 수 있고 같은 꿈을 꾸며 같은 곳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요

사랑하는 믿음의 동역자로 살아왔음이 참 고맙다.

 

남편을 생각하면 '고맙다'라는 단어가 제일 먼저 떠올라서

수많은 카드 중에 고맙다 라는 말이 쓰인 카드를 골랐다.

 

결혼 25주년 기념일에 남편이 작은 화분과 카드를 건넸다.

 

저녁을 먹은 후에 서로 카드를 교환해서 읽으려고 카드봉투를 여는 순간!

너무 놀라서 둘이 박수를 치며 감동했다.

 

나는 집 근처에서 남편은 회사 근처에서 카드를 따로따로 샀는데 열어보니

똑같은 카드인 것이다.

오래 살긴 살았나 보다.

25주년에 우리는 또 웃으며 감동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중에 서로에게 가장 잘 맞는 배필로

서로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살아갈 수 있게 맺어주신 하나님께 감사가 넘치나이다.

 

결혼 25주년 기념 여행지는 한국이다.

아름다운 한국의 가을을 둘이 함께 맞을 것이다.

내 나라 여행을 할 것이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