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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2박3일 여행 (2) 오목대, 시나브로길 ,전주향교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6년도 이야기

전주 2박3일 여행 (2) 오목대, 시나브로길 ,전주향교

날미 2016. 11. 22. 16:33

 

2016년 10월 20일

 

지난밤에 방바닥에 뜨뜻하게 보일러도 들어오고

요도 생각만큼 배기지가 않아서 잘 잤다.

 

원래 계획했었던 오늘의 일정은  내장사에 다녀오기로 했었는데

오며 가는 시간이 너무 많이 소요되고 단풍이 아직 들지 않았다고 해서

오늘은 온전히 전주 한옥마을에서 보내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한국에서의 한 시간이 아까운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서 

혼자 숙소 바로 옆길로 오목대에 올라가서 신선한 공기 마시며 자뻑 놀이하고 왔고

 

 

 

 

나는 단잠에 빠져있다가 귓가에 들려오는  도마 소리에 오늘아침밥이 궁금해서 일어났다.

"식사하러 오세요" 하는 소리에 어떤 밥상이 차려졌을까 기대하고 갔더니

들려오던 도마소리에 비해선  밥상이 매우 단출했다.

밥상은 부엌 겸 식당에 숙박 일행에 맞춰서 한 상씩 길게 차려져 있다.

 

미리 만들어둔 밑반찬에 밥과 국이랑 한 가지 정도의 반찬만 더했다.

문제는 간이 너무 세다는 것이었다.

계란말이도 짜고 시금치나물도 짜다.

밑반찬도 짜디짠데...

 

 

 

게다가 분위기가 차분하다 못해 너무 엄숙해서

한 명이 먹는 상이나 두 명이 먹는 상이나 반찬 양이 똑같은데

 "계란말이 더 주실 수 있어요?"라고 물어볼 수 조차 없게 만든다는 것.

무슨 묵언 수행하러 온 것도 아니고...

 

전통차 체험도 하는 곳이라서 찻잔이 많다.

 

아침을 먹고 본격적인 마을 탐방에 나섰다.

한옥마을은 어제 대충 훑어봤기에 오늘 오전엔 주변 구경에 나섰다.

남편이 혼자 다녀온 오목대에 다시 오르는 것을 시작으로 전주길을 걸었다.

 

 

전주 한옥마을뿐 아니라 전주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목대는 1380년에 이성계가 운봉 황산에서 왜군을 무찌르고 돌아가던 중

자신의 고조부인 목조가 살았던 이곳에 들러

승전을 자축한 곳이란다.

 

 

 

 

남편이 아침 일찍 올라왔었을 때는 한 사람도 없었다는데 

여행 온 학생들로 분위기가 왁자하며 생동감이 넘쳤다.

 

 

벽화마을이 있다는 시나브로길을 걸었다.

 

 

 

이화 벽화마을과 동피랑 벽화마을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다니는데

전주의 벽화마을은 한적해서 좋다.

 

 

 

 

 

 

 

 

 

 

그곳에서 마음 따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만나서 더 좋았다.

벽화마을 길을 걷다가 할아버지가 아주 큰 홍시를 맛나게 드시고 계셨다.

더위도 식힐 겸 옆에 앉아서 인사를 나누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바로 옆의 나무에서 홍시 두 개를 따주시며 "아주 맛있다"라고 주셨다.

정말 맛있다.

지금까지 먹어본 홍시 중  가장 크고  가장 맛있다.

마음씨 따뜻한 할아버지 할머니는 쑥스러우셔서. ㅎㅎㅎ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한 전주향교로 향했다.

 

전주향교는 지금의 중고등학교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교육기관으로

고려 공민왕 3년 (1354년)에 창건되었는데

조선 선조 36년 (1603년)에 순찰사 장만이 좌 사우 묘지제에 어긋난다고 조정에 품신하여

왕의 재가를 받아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고 한다.

 

 

대성전과 명륜당 앞뜰에는 약 400여 년 정도 된 은행나무가 있는데 

벌레를 타지 않는 은행나무처럼 유생들로 건전하게 자라 바른 사람이 되라는 의미란다.

 

 

우리의 꿈나무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다.ㅎㅎ

유치원 아기들이 얼마나 귀엽고 인사성이 밝은지...

 

 

 

 

 

 

 

 

 

갱년기가 도졌는지 한국에서 지내는 동안 어찌나 더운지

손수건과 부채는 필수였는데

어디서 잃어버렸는지 손수건과 비비크림을 잃어버렸다.

얼굴이 온통 끈적임과 땀범벅이어서

숙소에 와서 쉬었다가 다시 나가기로 했다.

 

남편이 소원 성취했다.

한옥에서 자고 툇마루에서 앉아보고 누워서 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