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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다시 찾은 Aachen에서 일 주일 살아보기 (1) Hangeweiher 에서 토비를 만났다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7년도 이야기

25년 만에 다시 찾은 Aachen에서 일 주일 살아보기 (1) Hangeweiher 에서 토비를 만났다

날미 2017. 8. 30. 06:34

 

2017년 5월 14일

 

25년 만에 드디어 아헨에 도착했다.

남편이 7년정도 유학을 했었고

우리가 3개월간의 신혼생활을 했던 곳이었기 때문에 늘 그리워 했던 곳이다.

 

아헨에 도착하자마자 예향교회로 갔다.

우리가 다녔을때의 목사님은 은퇴하신후 아프리카 선교사로 가셨고 예배드리는 장소도 옮겼고 

대부분의 교인들이 공부가 끝나면 한국으로 돌아가는 유학생이라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을 줄은 알았지만 그래도 꼭 가보고 싶었다.

 

 

 

 

 

독일시민이신 두 분의 권사님만 그대로 이시다.

쓸쓸한 느낌이...

 

숙소에 짐을 먼저 풀어놓고 싶었지만  예약해 놓은 에어비엔비 주인이 6시 반 이후에 만나길 원해서

우리가 살았던 기숙사에 들렸다가  추억의 장소인 기숙사 근처의 hangeweiher에 먼저 갔다. 

 

 

 

 

 

 

 

 

 

 

공원을 한 바퀴 돌기위해 걸어가다가 

반대쪽에서 오는 가족에게 시선이 닿았다.

아니 가족보다 멍멍이에게 내마음이 닿았다.

그 즉시 "우리 토비랑 똑같은 멍멍이다" 라는 소리가 나왔다.

우리토비와 헤어진지 벌써 일년 7개월이 지났지만

내 마음엔 여전히 토비가 아픔과 슬픔이 되어 남아있다.

가장 큰 아픔은 너무나 갑자기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내가 없을때 혼자서 7년반의 생을 마감한 우리 토비에게

작별 인사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레브라도들은 착하고 친근감있는 모습으로 대부분 비슷해 보이지만

우리 토비는 아빠가 레브라도이고

엄마는 골든 리트리버 사이에 태어난 엘로 랩이라서

다른 레브라도에 비해서 입이 뾰족해서

토비와 비슷한 멍멍이는 많이 봤지만

 토비와  진짜 많이 닮았다는 멍멍이는 만나지 못했었다.

 

그런데 걸어오는 멍멍이는 몸사이즈도 비슷하고 

토비랑 정말 똑같이 생겼다. 

너무 놀라고 너무 반가운 마음에

처음보는 독일 청년에게 우리 토비이야기를 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줄줄 흘려가며...

갑자기 눈물을 흘려가며 이야기하는 동양 여자에게 깜짝 놀랐겠지만

청년의 엄마는 자기도 지난 주에 멍멍이가 죽었다면서

내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며 동감을 해줬다.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멍멍이 이름이 뭐냐" 물었더니 '아프' 란다.

"우리 멍멍이 이름은 토비였는데" 라고 했더니

청년이 깜짝 놀라며 자기 이름이 토비란다.

얼마나 신기하고 놀라웠는지...

 

 

긴장하면 목을 외로 살짝 꼬는 모습도 똑같다.

잠시 후엔 하품도 하겠지.

 

만져봐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만져보라며 사진을 찍고 싶으면 찍으라는 청년의 마음이 고마웠다.

딸내미에게 토비를 만난 놀라운 이야기와 사진을 보냈더니

"엄마 울었어요? 엄마 코가 빨개요" ㅎㅎ

 

토비에게 못한 작별 인사를 아프에게 했다.

그리고 감사했다.

작별인사를 못했다는 안타까움을 아프를 통해서 해결한 듯해서.

"아프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 살아라"

아프를 만난 후로 혹시 또 만날 수 있을까 해서

여러 번 갔었지만 다신 못 만났다.

                     

 

 

 

 

 

 

 

 

 

                이제 토비에 대한 아픔과 슬픔을 내려놔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