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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0년도 이야기

소박한 결혼 29주년 기념일

날미 2020. 9. 24. 08:25

2020년 8월 26일

 

코로나 사태가 벌어진 지 6개월이 넘어섰다.

3월부터 재택근무에 들어간 남편과 거의 온종일 함께 지낸지도 6개월이 넘었다.

남편의 회사는 재택근무 기간이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되었으니

적어도 일 년 넘게 딱 붙어서 지내야 할 것 같다.ㅎㅎㅎ

 

여행은 커녕 외출도 2~3 주에 한 번씩 마켓에 가는 것 외엔 안 하고

웬만하면 집에서 종일 지내지만 둘 이어서 그다지 무료하지 않다.

특별히 하는 일이 없어도 시간은 너무나 잘 가는데 

집에만 있으니까 운동부족이다.

 

어느 날 남편이 생각해 낸 것이 탁구이다.

손님 초대를 할 수 없으니 다이닝룸이 쓸모없다.

다이닝 테이블을 탁구대 삼아서 짬짬이 탁구를 친다.

 

실력이 프로와 아마추어만큼이나 차이가 나서

남편이 11점을 잡아주고 치는데도 어찌나 재미났는지...

땀 많은 나는 땀범벅이 되고

웃음이 많은 우리는 웃음 범벅이 되어서 즐긴다.

 

친한 친구조차  만날 수 없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는 요즘

남편은 어떠한 어려움이 와도 함께 하는 사람이고

가장 귀하고 가장 친한 사람인 것을 깨닫는 나날이다

 

남편과 부부로 만나서 29년을 살았다.

남편은 매년 결혼기념일엔 휴가를 냈었지만 

올해는 휴가를 내도 갈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아서 일을 했다.

그리고 둘이 함께 집에서 저녁을 해 먹었다.

남편이 만들어 준 맛있는 스테잌으로.

 

 

결혼기념일에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과 딸의 축하를 받으며

딸의 말대로 소박하게 보냈다.

 

 

유치짬뽕 우리 부부는 둘이서도 잘 논다.

그리고 참 감사하다

서로가 옆에 있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