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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0년도 이야기

2020년이 지나갔다

날미 2021. 1. 16. 08:52

매년 말이 되면 괜스레 마음이 들뜨기도 하고

올해가 다 지나가기 전에 얼굴 한 번 보자며

분주하게 보내곤 했었는데 올해는 다르다

 

연말연시의 모임으로 인해 코로나가 창궐하는 계기가 될 것이니까

가족모임조차 자제하라 하니 꼼짝없이 집콕을 했다

 

새봄맞이 가지치기를  했다.

 

 

매년 엄청나게 키가 자라는 대추나무는

'이렇게 짧게 쳐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짧게 해야 한다고 해서 

싹둑 잘랐다.

 

남편은 여전히 땅파기와   엄청난 자갈 고르기를 한다.

 

해가 짧아져서 빨리 어두워짐에도 매일 꾸준히 땅파기를 하더니

뒷마당 2/3 정도는 끝냈다.

 

 

동네 이름인 stone creek이 맞는구나 싶게 

얼마나 자갈이 많이 나오는지

나온 자갈로 앞마당은 물론이고 양 옆마당에 자갈길을 만들고도 쌓이고 쌓인다

깊이 팔수록 자갈밭이란다.

 

 

 

비가 오는 겨울에 살아있음을 맘껏 뽐내는 다육이

놀라운 속도로 자란다.

 

한 개 뽑아서 화분에 심었더니 혼자서도 어찌나 잘 자라는지 신통방통이다

 

토비가 쓰러진 자리에 심은 것도 잘 자란다

 

배추 50파운드 한 박스를 사서 김장 수준의 김치와 깍두기를 담고

오이지도 20 파운드 만들었다.

올해 처음으로 포기김치를 담근듯.

 

 

남편은 작년부터 본인이 직접 헤어컷을 했었고

나는 원래 3~4 개월에 한 번 씩 미용실에 가서 커트만  했었는데

미용실에 갈 수 없어서 집에서 헤어컷을 했다.

열악한 도구를 이용해서 남편이 해줬다.

올해 들어 두 번째.ㅎㅎ

그리고  좋아하던 외식은 꿈도 못 꾸고

매일 집에서 밥해 먹었다.

 

 

 

 

 

아들이 왔던 날 먹고 남은 김밥은 달걀을 입혀 따뜻하게 먹고

 

아들에게도 싸주며 먹는 방법을 가르쳐 줬더니

잘해 먹었다며 인증숏을 보냈다

김밥전을 해 먹었네. ㅎㅎㅎ

 

코로나 기간 동안 점심을 저녁처럼 먹고

저녁식사는 되도록 간단하게 먹는

우리 집 일등 먹거리는 캘리포니아 콩떡이다.

특히 남편의 저녁식사 단골 메뉴이다

만드는 방법도 간단해서 한 번 만들어 놓으면 

36개 정도 나와서 열흘 정도는 신경 쓰지 않아서 좋다.

 

 

2020년은 10개월 동안 코로나에 갇혀서 은둔생활을 하다시피 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여행은커녕

이웃과 친구는 물론 가족조차 마음껏 만날 수 없었고

동네 마실도 못했던 날들이었지만

'건강하게 하루를 마감할 수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자' 하며 지냈던 날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