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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2년도 이야기

암극복 8주기 I made it!

날미 2022. 5. 21. 08:42

2022년 4월 4일 

 

2014년 3월 31일 월요일에  너무나 갑작스럽게   병원응급실로 가서 입원해 있다가

금요일 아침에 대장암 일 것 같다는 판정을 받고

그날 저녁에 대장암 수술을 했던 날이 어제처럼 내기억에 선명한데

벌써 8년의 시간이 흘렀다.

 

남편과 둘이 외식을 하고 조촐하게 암극복 8주기를 보내며

지금까지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나의 수호천사를 자처하며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한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지난 날을 더듬어 보는 중에

특히 작년 11월에 있었던 아들의 결혼식에서 아들과 엄마의 댄스타임에

온가족이 눈물범벅된 순간이 떠올랐다.

 

 

그때는 7년 반 전에 아들과 나누었던 항암치료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라서 울었었다

 

'밥을 먹으며 나의 치료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다.

현대의 의료기술을 확신하는 아들내미는 키모를 받지 않기로 한 우리의 결정에 불안감을 나타냈다.

우리의 생각을 설명한 후에 내가 농담조로

"엄마가 키모를 하게 되면 다음 주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러면 다음 달에 있을 네 졸업식에도 가기 힘들 거야." 했더니

아주 진지한 얼굴로 확고하게 말한다.

"키모를 받으면 졸업식에는 못와도 내 결혼식에는 올 수 있지만

키모를 받지 않으면 졸업식에는 올 수 있어도 내 결혼식에는 올 수 없을 수도 있다."

젊은 아이들의 표현력은 명쾌하다.
졸업식에 가고 결혼식에도 가고 손자 손녀도 보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원래 계획은 아들과 댄스를 할때  위의 내용을 상기시키며 

"헌수야~~ 엄마가 너의 결혼식에 왔다"

"I made it!" 

"I did it!" 하며

아주 씩씩하고 신나게 댄스를 하려고 했었는데

엄마와 아들의 댄스 전에 있었던

아빠와 딸의 댄스에 마음이 먹먹해 오더니

 

아들과 스테이지로 나가는 순간부터 마음이 요동치고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딸은  댄스가 시작되자마자

크리스티가 옆자리에 와서 손을 꼭 잡는 바람에 눈물을 꾹 참았고 

 

 

나의 오빠는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끝내  냅킨으로 눈물을 훔치는 상황까지. ㅎㅎㅎㅎ

 

나중에 들은 얘기는

우리 테이블에 있던 가족은 남편을 제외하고  조카들까지 모두 울었단다.

 

아들과의 눈물범벅 댄스를 마친 후

남편과는  신나게 춤을 추긴 했지만

 

 

진짜 나의 원래 계획은 아들의 결혼식에 올 수 있음을 감사하며 
"I made it!" 하면서 멋지고 흥겹게 춤을 추는 것이었다!!!

미리 아들과 연습했던 대로 돌기도 하면서...

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