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to Remember

Sienna를 보내는 줄~~~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23년도 이야기

Sienna를 보내는 줄~~~

날미 2023. 4. 1. 05:55

2023년 3월 1일

 

여행떠나기 전에 샤핑을 하기위해 외출후 돌아오는 길이었다.

갈때는 고속도로로 갔다가 올때는 동네길로 오고 있었는데

기차건널목을 지나는데  차의 상태가 뭔가 이상했다.

건널목에서 차가  앞으로 가지않고 서려고 하는듯 힘겹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동네길을 살살 달리며  빨간불 신호등에서 멈췄다가

녹색불로 바뀌어서 큰 길로 나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려는데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하구나 싶어서 다시  시동을 켰는데 딱 멈췄다!

 

우째 이런 일이...

운전경력 33년이 넘도록 도로에서 차가 멈추기는 처음이다.

남편에게 전화하고 

남편이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토잉카를 부르고...

 

비상등을 켠다고 켰는데  잠시 후에 뭔가 이상했다.

확인하기 위해 차밖으로 나가기엔 너무 무섭고...

멈춤신호를 받아 서있는 옆라인의 운전사에게  내 차의 비상등이 켜있냐고 물었더니

너무나 친절한 사람이 직접 나와서 내차 뒤를 보더니 

비상등이 켜있지 않다고 한다.

완전 멘붕~~~

마침 차안에  딱딱한 주황색 샤핑백이 있어서 

열어놓은 창문 밖으로  뒷차들이 볼 수 있게 마구 흔들어댔다.

 

누군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차가 내 뒤에 와서

자초지종을 듣고 얼마나 됐냐고 묻더니 교통흐름에 방해가 된다고

옆으로 옮기라고 하길래

남편과 토잉카가 금방 올거라고 하고  꼼짝 않고 차안에 있었다.

또다른 경찰차가 왔다.

친절한 여자 경찰이 오더니 ....

첫번째 경찰차는 동네경찰인 여자경찰에게 맡기고 갔다.

 

드디어 남편과 토잉카가 동시에 왔다.

휴~~~

나의 수호천사 남편이 왔다!

 

남편이 알아놓은 가장 가까운 자동차 수리점으로 토잉했다.

너무나 갑자기 벌어진 일이었다.

23년 넘게 18만 mile (28만 km)을 달렸던 Sienna!

 

토잉카에 실려있는  Sienna를 보니까 어찌나 짠하던지.

23년이 넘도록 우리 가족과 함께하며

아이들 어렸을때 부터 우리 가족의 변천사를 모두 알고있는 자동차인데,

우리 Toby처럼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도 않는데 

갑자기 이렇게 이별을 하나 싶어서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났다.

 

참으로 '나'라는 사람이 이별에 약하구나.

생명이 있는 것은 물론이고 정들었던 모든 것에 너무나 많은 미련을 담고 살아가고 있구나.

 

집에 와서 마음을 정리했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지만 수리비가 $3,000 이상이 나오면 보내주기로 하고

그 이하이면  고쳐서 남편이 은퇴할 때까진 함께 하기로 .

은퇴하면 차 한 대 만으로 살아도 되니까.

 

문제는 Battery Alternator 였다.

어쩐지...

그 전의  밧데리를 일 년이 되지 않아서 새로 교체해야 했고

새 밧데리로 갈은 지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모든 것이 멈춘 원인이

그것이었구나.

 

일 년여 전부터 시동을 켜면 윙~~~ 소리가 났던 것을

차가 오래되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무심히 넘겼는데

뭔가 이상하면 관심을 가지고 손을 봤어야 했다.

기차 건널목에서 섰으면 어쩔뻔!

 

$680 견적이 나왔다.

토잉비 $120까지 해서 $800에 잘 고쳤다.

 

다시 만나니 얼마나 반가운지.

"Sienna야! 우리 앞으로 적어도 3년은 함께 잘 살아보자"

 

나에게 필요한 것은 헤어지는 연습이다.

쿨하게 헤어지는....

 

 

'살아가는 이야기 > 2023년도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르투갈 2주 여행 (2) Lisbon-- Porto  (0) 2023.04.01
포르투갈 2주 여행 (1) 가느라 하루가 꼬박  (4) 2023.04.01
2월 넷째 주말  (4) 2023.03.03
2월 셋째 주  (2) 2023.03.03
모임이 좋다  (4) 2023.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