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s to Rememb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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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3년도 이야기

추억더듬기

날미 2023. 9. 9. 06:53

2023년  여름

 

한국에 오면 꼭 하는 일이 있다.

어렸을 때 살던 동네와 때때로 떠오르는 곳들을 찾아가는 추억더듬기이다.

 

5월 21일

주일예배를 드리고  명동에 나갔다.

 

명동교자에 가서 칼국수를 먹을까 콩국수를 먹을까 

잠깐 갈등하다가 여름이니까 콩국수를 먹었다.

면도 특이하고 진국이어서 맛있게 먹고

 

나의 모교인 계성여중 자리에 갔다.

계성여중은 1987년에 폐교되었고

내동생이 졸업한 계성초등학교는 2006년에 서초구 반포동으로 이전했고

계성여고는 2016년 성북구 길음동으로 이전해서 남녀공학이 되었단다.

모교가 없어지다니...

슬픈 일이다!

 

후문쪽으로 가니까 웬일로 문이 열려있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주일이어서 체육시간을 보냈던 운동장에 명동밥집이 열렸다.

 

운동장을 가로 질러서 명동성당 가는 길에 있는 이 길에서 50여 년 전의 추억이 떠올라서

가슴이 먹먹해 왔다.

체육시간이었는데 엄마가 학교에 방문을 해서 오르막길 중간쯤에 서계셨다.

운동장에서 바라본 엄마의 모습과 그때의 감정이 아직도 내마음에 새겨져 있다.

한복을 곱게 입으시고 양산을 쓰신 엄마의 모습이 참 곱고 기품이 있었는데....

 

나도 이 오르막을 걸어올라가서

합창제를 준비하던 돌계단으로 갔다.

그곳에 앉아서 친구들과 노래연습을 하거나 수다를 떠는 여름날

나무에서 떨어지던 송충이들

그리고 그때의 친구들을 떠올려 보았다.

 

 

 

명동성당 마당에선 바자회가 열리고 있다.

 

 

명동성당에 들어가서 기도를 했다.

다시 와서 또 추억을 더듬으며 감사할 수 있기를...

 

5월 29일

 

내가 좋아하는 경복궁 주위와 서촌에 갔다.

 

작년 가을 한국방문때 마지막 날 먹은 옹심이를 먹었다.

 

확실히 물가가 오르긴 했나보다.

 

 

 

한때는 서촌에 살아보고 싶었는데

요번에 와서 '아니다'하고 마음을 접었다.

부동산시세를 알아보고 기겁을 하고 관광객이 어찌나  많은지.

 

관광객이 밀려다니는 서촌중심을 벗어나서 청운동, 필운동을 거쳐 국립고궁박물관까지 걸었다.

 

청운초등학교 앞에 있는 훈민가

 

한국에서 지내면서 어느날 느낀 것이

'경찰관을 볼수가 없네' 였는데

이곳엔 많은 경찰관이 열을 지어 있다.

정복경찰관, 사복경찰관.

청와대가 가까이 있어서 그런가?

 

 

 

 

2023년 6월 8일

 

어렸을때 살던 금호동에 갔다.

한국이 정말로 많이 변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금호동로터리에서 내려서 우리가 살던 곳을 찾아보려니 흔적조차 없이

아파트 촌이 되어버렸다.

어떻게 이렇게까지 변할 수 있는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논골의 모습은 자취를 감춰버렸다. ㅠㅠㅠ

 

 

옛추억의 흔적조차 사라져버린 쓸쓸한 마음으로 아파트촌 옆에 있는 공원을 돌었다.

한국은 얕으막한 산이 많아서인지 아파트 촌 주변엔 걷기좋은 공원이 잘 조성되어있다. 

 

 

 

집에서 버스로 3정거장 거리에 있던 장충국민학교까지 걸어서 갔다.

 

 

성동구에서 중구로 넘어가는 길이네.

 

금호중학교가 여기에 있었구나

 

동화동은 처음 들어보는 동이네.

가지런히 놓여있는 장독대가 이쁘다.

 

 

약수역까지 와서 지난 가을에 맛있게 먹었던 식당에서 옹심이를 먹었다

 

 

아파트가격이 이렇게 비싸니 서민들 살기가  많이 힘들겠다.

 

이제는 초등학교라고 불리는 내가 졸업한 장충국민학교 정문앞에 51년 만에 왔다.

세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