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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23년도 이야기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2)

날미 2023. 9. 28. 05:37

2023년 7월 17일

 

문막에서의 첫 직장생활은 늘 그리움이 되어 내마음에 찾아오곤 한다.

서울에서 태어나서 자란 후 처음으로 시골에 자취방을 얻어 생활했던 곳이

삼양유가공이 있는 강원도 문막이다.

나의 자취방  바로 옆집에 자취하고  있는 정숙이는 참 착했다.

착하고 순박한 사람으로 기억되는 정숙이를 13년 만에 만나러 가는 길은 설레임을 동반했다.

 

버스터미널에 오니까 여행가는 기분이 팍팍 느껴졌다.

 

표를 파는 창구들은 다 닫혀있고 무인발권기로 표를 구매하라고 하니

나이 든 사람들은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가기가 점점 어렵겠구나.

 

1시간 45분 만에 원주터미널에 도착했다.

13년 만에 만난 정숙이가 "언니~~" 부르며 달려오는 목소리만 들어도

하나도 변하지 않은 40년 전 시대로 되돌아갔다.

 

나의 최애음식 중 하나인 추어탕을 점심으로 먹고

 

정숙이는 원주의 변모한 모습을 이곳저곳 보여줬다.

기업도시, 혁신도시가 되어있는 원주는

그 옛날의 원주가 아니다.

 

 

 

정숙이가 감사해 하며 일하고 있다는 곳이다.

13년 전에 만났을때도 휴가를 내어 광화문까지 온 정숙이는

오늘도 휴가가 많이 남아있다며 휴가를 내서 종일 나와 함께 했다.

 

카페거리가 되었다는 산중턱

 

 

'언니에게 계곡 물소리를 들려주고 싶다'며 카페거리를 지나 올라간 곳.

계곡 물소리도 정겹고 한국은 산이 둘려쌓여 있어서 참 좋다.

 

 

같이 일했었던 영란이에게 연락이 되어서 40년 만에 만나게 되었다.

40년이 흘러도 여전히 밝고 귀여움이 배여있는 영란이의 모습에 기쁨이 배가 되었다.

 

우리를 만나게 한 문막으로 가는 길에 

한국의 모습이 나온다.

강원도 찰 옥수수 정말 맛있었지.

 

만종을 떠올리면 논두렁 길과 쏟아지는 밤하늘의 별이 생각난다.

 

문막으로 달려서

 

 

삼양유가공 건물 앞에 섰다.

14개월 전에 공장 문을 닫았다는 소식에 안타까웠다.

13년 전에 왔었을때도 쇠락의 길을 걷고있는 모습이 확연했는데

이젠 아예 문을 닫고 라면창고로 사용된다고 한다.

그 당시엔 건등산 아래 멋지게 자리잡은 문막에서 가장 큰 신식 건물로

내머리 속의 추억은 그대로 인데

세월은 주변과 건물을 변하게 하나보다.

 

 

그 건물 앞에 나이는 들어 외모는 변했지만 

그때 그 따뜻한 마음은 변하지 않은 우리가 섰다.

마음이 점점 이상해져 오고 있다.

 

'언니가 살았던 곳을 보여주겠다'며 찾아가는 문막거리

 

 

장이 서는 날이면 "애들은 가라~" 이런 것도 했었지

 

내가 처음으로 자취를 했었던  문막길 끄트머리 집은 카페가 되었다.

 

 

그 길에 나는 다시 서고 마음은 아려오며

 

문막 강 다리를 오가며  40년 전의 추억을 이야기 하다가 끝내 눈물이 났다.

감격에 겨워하는 내가 신기한지 정숙이가 묻는다

"언니~~ 울어?"

눈물이 자꾸 나네~~~

 

 

마음은 아려와도 배는 먹을 것을 요구한다. ㅎㅎㅎ

 

 

멋진 카페에 가서  추억여행 마무리를 하고

 

 

 

돌아갈 나의 버스표를 이미 사놓고 

며칠 전에 짰다며 수줍게 건네주는 들기름이 정숙이의 마음을 말해주는 것 같다.

착하고 따뜻한 그 마음결이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구나.

정숙아~~ 고맙다.

 

 

고양터미널에 도착하니  밤이다.

 

하루만에 추억더듬기 여행을 다녀왔다.

그후로 내입에선 이노래가 맴돈다.

끊임없이!

'그리워하면 언젠가 만나게 되는 어느 영화와 같은 일들이 이뤄져 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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