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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4년도 이야기

천만개의 좋은 세포가 생겼다

날미 2014. 4. 27. 09:22


2014년 4월 8일


우리 아들내미는 대학졸업반이다.

졸업을 두 달남짓 남겨놓았다.

일 학년때는 학교 내에서도 일하기가 쉽지 않고 

실컷 놀고 싶었는지 일을 하지 않았지만

2학년때 부터는 학교 안의 Star Bucks에서 일을 하며 용돈은 자체조달을 했다.

운동하느라고 일을 많이 못한 주간이 있으면 우리에게 조금씩 손을 내밀기도 헀지만

그래도 용돈 벌어서 사는게 기특했다.


졸업반이 되기 전부터 Star Bucks에서 계속 일하는 것보단 인턴쉽을 하는게 좋다고

이곳저곳 알아보더니 몇 달 전부터 인턴쉽으로 일하기 시작했었다.

집에서도 일할 수 있고  자전거타고 갈 수 있는 거리이고 일하는 분위기도 좋고

배우는 것도 아주 많아서 졸업하고 일이년 간은  그 회사에서 일하면서

경험을 쌓았으면 하는게 아들내미의 바램이었다.


인턴쉽으로 일하는 곳에서 정식직원으로 일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깐

얼마 전에 온 아들에게 '직장은 알아보고 있는냐?'했더니

" I should." 라고 하면서 '할 수 있으면  지금 직장에서 일하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나야 자기가 살고있는 미국 밖에 모르는 우물안 개구리인 아들내미에게

'네가 싫어하는 일을 돈때문에 억지로 직장생활 하는 것보다

졸업하고 일 년 정도는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비용은 아들내미가 해결한다는 조건)

안목을 넓히는게 좋지않겠는가' 조언을 했었지만

남들이 가는 길을 함께 걷는 것을 편안하게 느끼는 아들내미는

'여행을 하고도 싶지만 일단 직장에 가서 돈을 벌은 후에 하겠다'고 했다.


병실에 누워있는데 아들내미가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끊었다.

그런데 잠시 후에 다시 아들내미가 전화를 했다.

"사실은 지금 인턴쉽으로 일하는 곳에서 정식직원으로 함께 일하자는 오퍼를 받았다"고

"내일모레 엄마를 만나서 놀래키면서 얘기할까 하다가 지금 얘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한다.


기뻤다.

무엇보다 본인이 일하고 싶은 직장에서 오라고 하니 더욱 기뻤다.

아들내미에게 기쁨 충만한 목소리로 감격을 전했다.

"헌수야! 네가 엄마에게 지금 천만 개의 좋은 세포를 만들어줬어." 


전화를 끊고 남편과 나눈 대화는

"놀기좋아해서 공부보단 노는것에 더 열심이었는데 그래도  지앞가림은 하는게 신기해."


암울할 수도 있는 지금 형편에 커다란 빛을 쏘아올려준 것 같은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