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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4년도 이야기

엉덩이에 불이 난다

날미 2014. 5. 1. 12:52


2014년 4월 29일


수술 후 3주가 넘어가면서 서서히 회복되어 간다고 생각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치질이다.


아이를 낳을 때마다 고생을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평상시엔 괜찮았는데 수술 후에 배변에 문제가 생김과 동시에 찾아온 치질과 잦은 배변!

정말 수술때 보다 더 고통스럽다.


화장실 벽을 잡고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는 것은 물론이고 

쉽게 나오지 않아서 일어났다 앉았다 하면 진땀이 삐질삐질 나고

'이러다 화장실에서 기절하는 것 아니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대장암 수술 환자에게 나타난다는 잦은 배변!

하루에 대변만 열 번 이다. 그리고 잔변감!

심한 사람은 스무 번도 하고 그 증상이 일년까지도 간다고 하니

나는 그나마 다행인 것이다.


처음 이틀간은 생피도 나왔다.

변기를 채우는 붉은 피를 보는 기분은 정말 섬뜩히다.

게다가 대장암 수술후의 붉은 피...

또다시 하나님~~~을 부르짖을 수 밖에 없었다.

감사하게도 이틀 후에 피는 사라졌지만 아픈 것은 여전했다.

엉덩이에 불이 난다.


자료검사를 잘하는 남편이 의료기기 파는 곳에서 좌욕기와 약이 묻어있는 물휴지를 사왔다.


뜨끈한 물을 담아서 변기 위에 올려놓는다.

뒤와 앞에 구멍이 있어서 넘치는 물은 이곳으로 빠져나간다.

변을 본 후에 물휴지로 닦고 좌욕을 하고 약묻은 물휴지로 다시 닦은 후에

바세린을 골고루 발랐더니 많이 나아졌다.

여전히 불이 나긴 하지만 꺼질날이 오겠지.


그리고 너무나 감사한 것은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에 한 번씩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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