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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2016년도 이야기

친구들과 장충동 추억더듬기

날미 2016. 11. 9. 15:15

 

2016년 10월 4일

 

오늘은 친구들과 남산에 올라가기로 했다.

동국대 6번 출구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날이 너무 덥다.

일찍 도착한 나는  남산에 오르기 전에 소변도 해결하고 친구들과 먹을 빵도 살 겸 해서 태극당에 들어갔다.

 

 

빵을 고르며 한 바퀴 돌면서 옆을 쳐다보는 순간 낯익은 얼굴이 눈에 띈다.

만나기로 한 친구가 일이 일찍 끝났다며 일찌감치 나와서 벌써 빵을 사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거의 다 오고있다는 친구에게 카톡을 했다.

'태극당으로 오라'고

친구는 속이 알찬 맛있는 김밥을 사 가지고 나타났다.

 

 

만날 사람은  어쩌든지 만나게 되어있다며 깔깔대며 웃은 우리는 

오늘 날씨가  너무 덥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고

남산까지 오르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일 것이라는 것에 의견일치를 보고

오늘은 장충동 추억 더듬기를 남산 오르기 대신해야겠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보고

마지막으로 아무래도 여기서 점심을 먹는 게 낫겠다는 것에 의견 일치를 본 후에

커피를 사서 셋이서 빵을 해치우고 김밥 세 통을 해치우며 

세 시간 동안 수다를 떨고서야 태극당을 나섰다. ㅎㅎ 

 

장충단 공원을 출발하여 걸었다.

장충동은 우리 셋에게 정감이 가는 곳이다.

나는 장충 국민학교를 졸업했고

장충동은 두 친구가 어렸을 때 살았던 동네이다.

 

 

옛집터는 달라지고 다른 사람이 살고 있지만 

서울의 다른 동네에 비해선 옛 모습이 아직 군데군데 남아있는 길과 골목을 걸으며 

어렸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걷는 맛이 얼마나 재미났는지.

 

 

 

 

 

 

 

 

퇴계로를 돌아서 옛날부터 있었던 앰버서더 호텔도 지나고

삼성 이병철 회장이 살았던 집도 지나가고

 

 

 

 

 

 

 

 

친구가 다니던 성당 앞을 지나며

성탄절에 친구네 성당에 가서 자정미사를 드리고  밤늦도록 이야기하던 추억을 떠올렸다.

 

 

 

 

 

 

 

 

우연히 들어선 골목 끝에 나의 모교인 장충초등학교가 떡하니 내려다 보여서 얼마나 감격스러웠는지...

 

 

 

 

 

 

 

 

 

 

 

 

 

 

 

 

 

 

 

 

남산을 걷는 것보다 더 많이 걸은 것 같다.

아까 먹은 점심은 다 꺼졌는지 약간의 허기가 와서 저녁으로 밥은 빼고 족발을 먹었다.

장충동에서 종일 보냈으니 뚱뚱이 족발은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ㅎㅎㅎ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어릴 때의 친구가 있음이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난 이래서 한국에 살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솟아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