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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ㅎㅎㅎ 본문

살아가는 이야기/2018년도 이야기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ㅎㅎㅎ

날미 2018. 11. 16. 06:46

 

2018년 9월 27일

 

작년 봄에 25년 만의 유럽여행을 하면서 너무 좋은 추억을 마음에 담아 왔었다

일상생활이 무료하게 느껴질 땐 그 추억을 끄집어내어 언제 또 유럽에 갈까? 하는 생각을 하며

"여행은 다리떨리기 전에 가슴 떨릴 때 가야 한다 다리 떨리면 여행 가고 싶어도 못 간다"며 남편을 살살 꼬드기다가 

다시 유럽땅을 밟을 수 있다는  꿈같은 일이 일 년 사 개월 만에  현실이 되었다

 

수많은 유럽국가와 도시 중에 최종 목적지를 정하고  준비하는 과정 중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에 부딪치기도 했지만

유럽여행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기쁨에 비하면 정말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마음만 가득이고 실제 준비해야 하는 일은 남편이 다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철저히 준비하는 성격의 남편은 여행 준비에 투자하는 많은 시간을 매우 아깝게 생각하며

장기여행에 회의를 내비치곤 했지만

나는 준비하는 두어 달 동안조차 날마다 꿈을 꾸며 지냈다.

 

그러나 막상 현지에 가면 상황은 바뀐다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질 않고 의욕은 넘치는데 체력이 달리는 나는

오후가 되면 구경이고 뭐고 숙소에 들어가서 쉬고 싶은 마음이 들곤 해서

중간에 숙소에 들어가면 나가게 되질 않는데

남편은 여행지에 도착하면 나보다 훨씬 열심히 다닌다.

 

요번 여행에선 지난번보다 더 힘들게 느껴졌다.

번째 요인은 날씨다

생각했던 것보다  유럽의 9월 날씨는 훨씬 덥고 찐득여서 더위를 많이 타는 나를 쉽게 지치게 만들었고

여행 시작 며칠 후부터 땀띠가 나기 시작해서 여행 내내 따갑고 가렵고...

집에 돌아와서도 한 달 가량 고생했다

 

두 번째 요인은 비행기 타기였다.

지난번 여행은 다섯 번의 Flix bus를 타고 유럽 내 다른 나라로 움직였는데 시간도 오래 걸리거니와

밤 버스도 타야 하는 것이 우리에겐 무리라는 것을 깨닫고

이번 여행은 다른 나라로 움직일 때 비행기를 타기로 정한 후 

저가항공을 이용하면 생각보다 훨씬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집에서 출발해서 돌아오기까지  다섯 번을 타는 비용이 한 사람당 500불도 안 되는 가격이었지만

막상 이용해보니 비행기 타는 재미가 하나도 없고 스트레스 가득이었다.

 

두세 시간 전에 미리 나가야 하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지만  

온라인 체크인을 미리 했고 짐도 기내 가방 하나만으로 줄였음에도

체크인하는 것도 생각했던 것만큼 간편하지 않았고  

매번 출입국 할 때마다 긴 줄을 기다려야 하고 묻는 말에 대답해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저가항공이라서 자리는 좁고 음료수 포함 기내식은 사 먹어야 하고 

옛날 아주 옛날처럼 체크인 후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활주로까지 가야 한다는 것이다.

셔틀버스를 타고

 

기내용 가방을 들고 비행기 있는 곳까지 가서 트랩을 올라가야 한다.

대통령들 순방 여행 때 보면 비행기 트랩을 오르고 내리는 것이 멋지게 보였는데...

 

 

버스를 이용해 보고 비행기도 이용해서 유럽을 다녀온 후의 남편의 결론은 

"다음엔 그냥 내가 운전해서 천천히 구경하면서 다니는 게 낫겠다"이다

남편의 말을  다음에 또 유럽을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나는 또다시 꿈을 꾼다.

여행은 계속되어야 한다는 꿈을.

 

특히 여행을 하면서 매일 3만 보 정도로 많이 걸어서인지 당이 뚝 떨어졌다.

공복혈당 110 전후였었는데 90 아래로 떨어졌으니

여행을 가야 하는 이유를  담대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ㅎㅎㅎ

 

 

꿈을 키우면서 체력도 키워야겠다는 다짐도 함께 한다

체력이 받쳐주지 않고 의욕만 넘치면 

좋아하는 여행길 조차 개고생 길이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