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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s to Remember
2014년 가을 나와 열다섯 살 차이가 나는 이모는 강원도 진부 계방산입구 숲속에 작은 집을 짓고 혼자 살아가신다. 이모와 나는 젊었을 때부터 마음이 잘 맞아서 이모라기 보다는 친구같은 존재이다. 이모네 집 숲속에서 일 주일간 지내면서 교회에서 권사직분인 이모와 단풍이 절정을 이..
2014년 9월 22일~~11월 8일 한국여행을 준비하면서 가고싶은 곳도 많고 먹고싶은 것도 많지만 또한 가족을 만난다는 기쁨도 있다. 언니랑 조카는 지난 2월에 미국여행을 와서 만나긴 했어도 나이가 들어갈수록 멀리 떨어져 사는 언니는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한국에 나갈때마다 매번 언니집..
2014년 10월 숲속에 살고있는 이모네 집에서 인적이 거의 없는 길위의 낙엽을 밟고 개울을 건너서 한참을 더 올라가면 깊은 산골에 콘테이너로 집을 짓고 사시는 전도사님 댁이 있다. 그곳에 가면 아궁이에 구운 맛있는 고구마를 먹을 수 있고 전도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고 귀여..
2014년 10월 나에겐 15살 차이 나는 친구 같은 이모가 있다. 감정적으로는 엄마보다 더 친한 (엄마가 아시면 무척 서운해하시겠지만) 강원도 진부에 작은 집을 짓고 살고 계신 이모는 내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라셨겠지만 신앙 좋은 이모는 나에게 담대한 믿음과 용기를 북돋워 줬다. 몸이 웬만큼 회복되어서 한국 여행을 하겠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이모가 사는 공기 좋은 산골에 와서 적어도 한 달간 쉬었다 가라고 말씀했다. 물론 나도 처음엔 요양차 그렇게 하려고 했다. 그러나 막상 한국에 도착해서는 워낙에 내가 공사다망한 관계로 체류 기간이 한 달에서 2주로 줄고 2주에서 10일, 10일에서 6일로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모가 살고 있는 작은 집은 오대산 국립공원 줄기인 계방산 아래에 자리 잡고..
2014년 10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조선시대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정약용 선생이 유배생활을 했던 곳이다.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길은 참 아름답고 다양하다. 강진으로 유배되었던 다산 정약용선생이 만덕산 백련사의 혜장 스님과 우의를 나누며 오갔던 다산초당과 백련사 사이 숲길은 얼나마 아름답던지 끝없이 이어진 계단도 힘든 줄 모르고 오르내렸다. 그 옛날 정약용 선생과 혜장 스님도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이 설레었겠지? 나무에 '정약용 남도 유배길'이라고 쓰인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 봄이 되면 눈부시게 예쁠 이름 모를 들꽃 사이로 걸어가면 만덕사 뜰이 나타난다. 소박한 찻집의 창을 통해서 잔잔한 그림 같은 풍경이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돌아오는 길에 아무도 없는 정자에 앉아서 강진만을 바라보기도 ..
2014년 10월 유달산 정상에 오른 후 걷기에 자신이 붙은 나는 혼자서 전라도에서 남쪽 끝에 자라잡은 강진군을 휩쓸고 다녔다. 그중 에서도 백련사에 가고 싶었다. 어디선가 읽었던 '백련사 숲길이 너무 좋다'는 글이 생각나서. 시외버스를 타면 까맣게 염색된 뽀글머리의 할머니들을 만나게 된다. 얼마나 정감있는지. 내가 살았었던 고국이라는 느낌이 확 밀려온다. 강진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백련사가는 버스가 띄엄띄엄 있어서 버스시간에 맞춰 다른 곳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다. 강진군 최남단에 있다는 마량미항에 갔다. 이제 알려지기 시작하는 곳인가보다.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아있다. 나는 되도록이면 자연그대로의 모습이 좋은데... 잠깐 둘러보고 다음 버스를 타고 다시 강진으로 나왔다. 강진시내에 있는 영랑생가에 들렀다. ..
2014년 10월 언니와 조카는 서울로 올라가고 나만 딸내미가 사는 오피스텔에 며칠 더 머물렀다. 딸내미는 아침에 학교에 가고 혼자남은 나는 어디로 갈까 하다가 목포유달산에 올랐다. 오르다 보면 목포시내가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다. 정상에 다다를수록 보이는 멋진 풍경. 30여년 전에 직장동료들과 함께 치악산 정상에 오른 후 처음이다. 그때는 발톱이 빠질듯 했었는데 요번엔 날라갈듯 걸었다. 치악산의 1/5정도의 높이이긴 하지만 ㅎㅎ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땀흘린 보람이 있다. 평지를 걷는 것도 싫어하던 내가 산정상에 오를 생각을 했다니 스스로 뿌듯했다. 그것도 혼자서 묵묵히... 암수술한지 6개월 만에. 내려오면서 65년 전통의 동네빵집이라는 코롬방제과에 물어물어 갔다. 정말 맛있다. 딸내미는 녹차깨찰빵을 하..
2014년 10월 한국여행을 하고싶은 이유 중의 하나가 맛있는 한국음식을 먹고오고야 말겠다는 것인데 그중 에서도 남도음식이 맛있는 줄은 알았지만 요번에 남도여행을 하면서 먹어보니 얼마나 푸짐하고 맛이 있고 음식종류가 많은지 시간이 없어 못먹고 온 것이 너무 많아서 음식여행만 다시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유명한 집뿐만 아니라 동네에 있는 어느 음식점에 들어가도 후회하지 않았다. 딸내미가 사는 오피스텔근처의 추어탕집 이다. 추어탕은 물론이고 바삭바삭한 미꾸라지튀김과 정갈한 밑반찬이 정말 맛있다. 순천에 있는 '다심정가' 주택가에 자리잡고 있어서 찾아가는데 고생했지만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가정집을 개조해서 만든 곳인데 역대 대통령뿐 아니라 많은 유명인사들이 다녀간 곳이다. 음식이 얼마나 정갈하고 맛나..
2014년 10월 오래전부터 가고 싶었던 해남 땅끝마을에 다다랐다. 가슴이 설레이는 시골길을 달려서. 조각배처럼 점점이 떠있는 섬들이 얼마나 귀엽고 예쁜지. 한반도 최남단까지 왔으니 두륜산을 들러보기로 했다. 주위를 포근히 감싸주는 느낌을 주는 우리나라의 산세는 참 멋지다. 아직 단풍철이 아니어서인지 인적이 거의 없는 숲길을 걷는 기분은 걸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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