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살아가는 이야기/2019년도 이야기 (122)
Days to Remember
2019년 10월 17일 어제저녁 뉴스에서도 설악산 단풍이 절정이라고 해서 기대하고 설악산으로 향했다. 그러나 설악산은 단풍이 거의 들지 않았다. 너무 황당해서 안내소에 물어봤더니 절정이라는 기준은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 주변이라는... 그래도 설악산이 좋기는 좋다.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에 먼저 가기로 했다. 케이블카를 탈 때마다 느끼는 것은 '이 회사 떼돈을 벌겠구나'이다 왕복 한 사람당 10,000원이고 한 번에 50명씩 타는 케이블카가 쉼 없이 오르내리니.... 권금성은 1,253년에 있었던 몽골의 침입을 세워졌고 이때 권씨, 김 씨 두 장수가 하룻밤에 성을 쌓았다고 하여 권금성이라 불린 것으로 전해진단다. 남편은 권씨 나는 김 씨이다. ㅎㅎㅎ 사람이 많다. 단풍이 진짜로 절정일 때는 더 많겠지 크..
2019년 10월 16일~ 10월 21일 오늘은 속초에 가는 날이다. 불편하기 그지없었던 일산 숙소에서 아침 일찍 나왔다. 좋을 것 같아서 미국으로 돌아오기 전 3일동안도 예약했던 것을 숙박비의 50 % 이상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취소하고 다른 곳으로 정했다. 아침도 못먹고 커피 한 잔 사서 버스에 오르려다가 음식을 들고 타면 안 된다고 기사에게 어찌나 구박을 받았는지... 사람의 말을 믿어주지도 않고 말하는 투가 얼마나 무례한지 '갑질이 이런 것이로구나' 느꼈다. 친절한 기사들도 있었지만 여행 중에 버스기사들의 갑질을 몇 차례 경험하고 많이 불쾌했다. 운전대를 잡았으니 어쩌랴~~ 맘넓은 내가 참아야지! 5박을 지낼 속초 숙소는 교통이 편리하고 위치가 좋은 곳으로 정했다. 작긴 했지만 사진과 리뷰대로 매우..
2019년 10월 12일~ 15일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가는 방법으로 Coloma역에 우리 차를 주차하고 두 정거장 간 후에 공항역까지 들어가는 전철을 갈아탔다. 한국처럼 곳곳에 공항리무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공항까지 가다가 지칠 지경이다. 그래도 한국에 가니 좋구나~~ 공항에 여유있게 도착했더니 사람이 없어서 전혀 기다림 없이 수속을 마치고 드디어 출국장으로 들어왔다. 또 한국간다~~~ 12시간이 넘는 비행 끝에 드디어 딸이 사는 일산에 예약한 숙소에 도착했다. 집에서 새벽 6시에 떠났는데 한국시간으로 다음날 저녁 8시에나 도착을 했다. 요번에도 숙소는 거의 에어비엔비로 정했는데 일산의 숙소는 별로였다. 일산 숙소는 단지 내에 샤핑몰과 영화관까지 있는 요진 와이시티 주상복합 아파트였다. 공항버스 타..
2019년 11월 18일 2014년도 한국에 갔었을 때의 눈부시게 아름답던 10월을 기억하며 올해도 10월에 한국으로 갔었다 뉴스에선 설악산에, 한라산에, 내장산에... 단풍이 절정이라고 떠들어 댔지만 막상 가보면 절정은커녕 단풍이 생각만큼 물들지 않았더랬다. 뉴스에서 절정이라고 떠드는 것은 산정상을 말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다음에 한국으로의 가을여행은 10월 하순부터 시작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집에 돌아오니 이곳의 가을이 절정이다. 토비와 걷던 동네길을 걸으며 오늘도 나는 4년 전에 떠난 토비를 그리워한다. 울 토비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아했을까? 흥분해서 치뛰고 날뛰고 했을 텐데... 남편이 회사에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면 동네가 온통 울긋불긋하다며 감탄을 한다. 저녁에 한 ..
2019년 11월 18일 한 달간의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지 일주일이 흘렀다. 요번 한국방문에서는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을 느끼고 돌아왔다. 긍정적인 것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아서 생각을 정리 중에 있다. 딸내미와의 이별은 남편과 나, 둘다 눈물이 펑펑 나도록 슬프고 마음이 아프고 짠했지만 내가 살던 곳, 집으로 돌아오니 역시 편했다. 한 달만에 돌아오니 마당은 완전 가을을 맞이했다. 떠날때 푸르던 나뭇잎들은 노르스름하게 변하고 떨어지고 대추는 잎은 거의 떨구고 몇 알갱이 대롱대롱 달려있고 겨울이 제철인 오렌지와 귤과 레몬은 주인이 없는 동안에도 자기가 나와야 할 때를 알고 신통하게도 환한 노란색으로 기분까지 환하게 반겨준다. 나무들이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를 말해주고 있다. 돌아온 다..
2019년 9월 9월은 마당에서 과실들이 잔치를 벌여서 아침마다 과실 따는 재미로 지낸 것 같다. 생각할수록 신통방통하다. 어떻게 계절을 알아서 열매를 맺는지... 그중에서도 무화과와 대추는 달기까지 하다 엄청나게 많이 열리진 않지만 맛은 정말 달다. 대추가 끝무리라 친구 만나러 나가는 길에 한 봉지 담아갔는데 친구는 텃밭에서 기른 깻잎과 돌나물을 가져왔다. 행복한 물물교환이다. ㅎㅎㅎ 달려있는 대추를 다 따서 올해는 대추말리기는 하지 않기로 하고 가까이 사는 이웃들에게 깜짝 배달했다. 작은 것이지만 이웃들이 많이 기뻐해 줘서 나도 행복하다. 크기는 작지만 단맛은 풍성한 감은 새들의 좋은 먹잇감이다. 추석이라고 가까이 사는 장로님 댁에서 갓 지진 전을 가져오셨다. 부지런하시기도 해라 나는 추석이 왔는지 ..
2019년 9월 29일 가을이 오고 있다. 주일예배를 마치고 언니 같은 두 권사님댁과 Apple Hill로 나들이를 갔다. 처음으로 Apple Hill에 오신 권사님들이 어찌나 행복해 하시는지... Apple Hill에 수도 없이 왔었지만 처음으로 hay ride를 탔다. 가격 대비 별로였던 짝퉁 hay ride이지만 여럿이 함께 타니까 행복이 배가 된다. 함께함이 기쁘고 즐겁다 그나저나 권사님~~ 이 사랑을 어찌 감당하시나요. ㅎㅎㅎㅎ 각 집에 싱싱한 맛이 나는 사과 한 박스와 배를 사고 내려오는 길에 푸짐한 저녁을 먹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에 헤어졌다. 내년 가을에도 Apple Hill에 가기로 해요.
2019년 9월 28일 산호세에 다녀왔다. 원래의 계획은 산호세 가는 길에 오랜만에 샌프란시스코에 들려서 걷거나 바다를 보고 며칠 전에 27살 생일이 된 아들을 축하하고 엄마를 뵙고 오는 일정이었다. 아들은 낮에 약속이 있어서 저녁에 할머니와 함께 식사를 하고 싶어 했는데 엄마는 저녁에 나가서 식사하시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교통량이 엄청나게 늘어난 베이 지역으로의 나들이가 쉽지 않다. 교통체증이 엄청나서 샌프란시스코 가는 계획을 접고 엄마와 함께 점심부터 먹었다. 점심식사 후 마켓에 가서 장 봐드리고 엄마네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엄마는 동갑내기 우리 부부 환갑이라고 축하금을 주셨다. 매년 오로지 사위 생일만 챙기시던 엄마가 환갑이라고 딸인 나도 얹으셨네. 엄마는 내년이라고 알고 계셨지만 내가 올해가 환갑..
2019년 8월 26일 무더운 8월 말에 땀을 뻘뻘 흘리며 만난 지 21일 만에 결혼식을 했는데 28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렸다. 내가 만난지 21일 만에 결혼식을 했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란다. 나는 미국에, 남편은 독일에 살면서 7개월간의 편지왕래와 사진 교환과 전화통화는 있었지만 서울에서 실물을 처음 보고 15번의 만남을 갖고 16번째엔 결혼식 장소인 영락교회에 있더라는 ...ㅎㅎㅎ 평범치 않은 결혼 스토리는 늘 사람들에게 놀람과 웃음을 준다. 그렇게 만나서 독일과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살아온 지가 28 년이다. 생활하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살면 살수록 '내가 참 좋은 사람과 결혼을 했구나' 하는 기쁨과 행복이 점점 늘어나니 감사하기만 하다. 이름 붙은 날에 큰 의미를 두고 파티를 하는 젊은..
2019년 8월 나이 들어감의 특징 중에 한 가지가 이곳저곳 고장이 나는 것인가 보다. 50대부터 디스크로 고생 중인 엄마는 옛날 아주 옛날부터 아프다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사셨다. 그 소리가 나는 솔직히 싫었다. 왜 저렇게 맨날 아프단 말씀만 하실까 싶었다. 나이 드셔서는 대화의 8~90프로가 '여기 아프다 저기 아프다'는 말씀이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었다. 나는 아파도 아프단 소리 하지 말고 살아야지! 매일 아프다고 했다간 정말로 크게 아플 때는 가족들이 건성으로 듣게 되겠구나 싶었다. 내가 엄마에게 그렇게 하고 있는 듯해서... 그렇게 결심을 했건만 마음과는 달리 몸은 여기저기 고장이 났다고 아우성이다. 머릿속의 가려움증은 지난달부터 또다시 심해져 서머리 통 펑크 날 정도로 긁어대고 있다. 샴푸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