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살아가는 이야기/2023년도 이야기 (19)
Days to Remember

2023년 8월 26일 결혼 32주년이 되었다. 오래 같이 살았다. ㅎㅎㅎ 3개월 만에 집에 돌아왔으니 또 어디론가 가자고는 할 수 없고 집근처에서 놀기로 했다. 우리의 단골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토요일마다 Farmer's Market이 열리는 Folsom에서 사람구경, 멍멍이 구경까지 곁들여 활기찬 분위기를 느끼고 아메리칸 강을 따라 걸었다. 골드러쉬 때 생긴 Folsom 다운타운을 걷고 우리 집이 10년이 되고 우리도 은퇴를 기다리는 나이가 되어서 더 늙기 전에 다시 새집으로 이사하는 것을 생각하다가 새로 지어지고 있는 55세 이상만 살 수 있는 Active Adult 주택을 보러 갔다. 모텔하우스 투어를 했는데 가격도 너무 비싸졌고 내부 구조도 내맘에 딱 드는 집이 없다. 남편이 결혼나이 32살을 축..
4월 21일부터 23일까지 San Diego 아들네 가기로 했던 계획이 우리가 번갈아 가며 감기가 드는 바람에 또 연기되었다. 표까지 사놓았는데 2월엔 며느리가 감기에 걸렸고 요번엔 우리가 아파서 두 번이나 연기가 되네.ㅠㅠㅠ 아들이 마일리지로 사준 표가 일 년동안 유효하다니까 그 안엔 갈 수 있겠지.

4월의 모임등... 꽃피는 4월! 맞구나. 앞마당 라벤다가 한창이다. 코스코에 흙 사러 간 남편이 딸기묘종을 사왔다. 꽃은 이쁘게 피었으나 열매는 꽝이다. 다시는 사지 않기로 했다. 교우가 준 포도묘목도 비실거리는게 어째 신통치 않다. 이웃에 사는 교우가 감기가 들었다고 해서 얼른 나으라고 레몬을 따서 레몬청을 만들고 집에 있는 레몬차와 스프를 문앞에 놓고 왔다.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려는 윤옥언니를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사가지 말고 노후를 함께 보냈으면 좋겠는데.... 3주 후에 갈 예정인 일박이일 여행계획을 짜기위해 우리집에서 다과모임을 했다. 지난 번 분식팀 모임때 인기좋았던 케잌을 구웠고 여러가지 주전부리들을 준비했다. 황권사님이 직접 구운 달지않은 피칸파이가 정말 맛있다. 남편이 만든..

2023년 3월 1일 여행떠나기 전에 샤핑을 하기위해 외출후 돌아오는 길이었다. 갈때는 고속도로로 갔다가 올때는 동네길로 오고 있었는데 기차건널목을 지나는데 차의 상태가 뭔가 이상했다. 건널목에서 차가 앞으로 가지않고 서려고 하는듯 힘겹게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다. 동네길을 살살 달리며 빨간불 신호등에서 멈췄다가 녹색불로 바뀌어서 큰 길로 나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려는데 차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참으로 이상하구나 싶어서 다시 시동을 켰는데 딱 멈췄다! 우째 이런 일이... 운전경력 33년이 넘도록 도로에서 차가 멈추기는 처음이다. 남편에게 전화하고 남편이 보험회사에 전화해서 토잉카를 부르고... 비상등을 켠다고 켰는데 잠시 후에 뭔가 이상했다. 확인하기 위해 차밖으로 나가기엔 너무 무섭고... 멈춤신호를..

2023년 2월 14일 Valentine's Day 가 되었는데도 온가족이 아무말이 없어서 삐졌었다.ㅎㅎㅎ 다들 살기에 바쁘겠지만 작게나마 무슨 날 챙기며 기억하기를 좋아하는 아내와 엄마의 심정을 가족들은 전혀 신경도 쓰지 않았을까? 아이들은 장성한 후엔 'Happy Valentine's Day' 한 번 외쳐주곤 있는 곳에서 곁에 있는 사람들과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고 남편은 원래 무슨 날 챙기기엔 꽝이지만 그래도 화분이라도 (꽃다발은 내가 아까워하는 줄 아니까) 사들고 오는데 올해는 빈말이라도 세 식구 누구에게서도 오후 5시가 되도록 "Happy Valentine's Day!" 문자 하나 없었다. 퇴근해 들어오는 남편에게 궁시렁궁시렁 매우 삐진 티를 왕창 냈다. 남편은 급하게 '엄마에게 혼나는 중인데 아..

2023년 2월 매주 2부 예배후 친교음식으로 밥을 고집했던 것이 팬더믹 기간동안 간단버전으로 바뀌었다. 매주 소그룹별로 돌아가며 전교인의 밥을 준비하는 것이 특히 소그룹 리더들이 가장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고 밥을 하기엔 열악한 부엌시설 임에도 전혀 바뀌지 않았었는데 모임 자체를 할 수 없었던 코로나로 인해 간단한 스낵으로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코로나가 끝나간다 싶으니까 또다시 밥타령을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간혹 들리긴 하지만 교회행사가 있는 특별한 주가 아니면 '나는 반대' 이다. 일부예배에 참석한 후 간단한 스낵을 하면서 친교를 하던 중에 오 권사님이 날씨도 쌀쌀한데 뜨끈한 국을 먹자며 한국마켓 후드코트에서 점심을 사겠다고 하신다. 요즘 외식 특히 한국음식의 가격이 얼마나 올랐는지 ... 8명의..

2023년 1월 28일 지난 한 해동안 열심히 자라서 열매를 맺던 나무들이 잎사귀를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매년 1월 마지막 토요일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 한 나무들 가지치기를 하며 또 한 해를 준비한다. 일 년 새에 하늘높은 줄 모르며 자란 대추나무. 대추나무는 '이렇게 짧게 잘라도 돼나?' 싶게 잘라주란다. 맞은편 나무들도 잘라준다. 잘라낸 긴 가지들은 그린빈에 차곡차곡 들어갈 수 있도록 짧게 잘라준다. 텃밭도 뒤엎고 정리를 했다. 더 나이들면 마당관리도 쉽지않겠구나 싶다. 올겨울엔 토비가 떠난 자리에 심었던 다육이가 겨우내 싱싱하게 잘 자라주었다. 다양한 다육이 중에 이름이 뭘까? 화원에 가면 우리 다육이 이름을 찾아봐야 겠다. 몇 년 전에 교우가 주었던 작은 비파나무가 아주 멋지게 자랐다. ..

1월 10일 새해부터 차고문이 고장났다. 몇 년전에 고장이 나서 사람을 불러서 고쳤던 기억이 나서 또? 했는데 다행히 남편이 유선생의 도움을 받아 센서가 고장난 것을 알아내서 파트만 사서 고쳤다. 울남편 진짜 짱! 이라고 엄청 띄워줬다. 인건비 비싼 이곳은 남편이 만능맨이어야 한다.ㅎㅎㅎ 주지사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정도로 비와 폭풍이 무섭게 쳤다. 지난 여름엔 폭염으로 단전비상사태까지 내려졌었는데 겨울엔 폭풍으로 비상사태가 벌어지네. 미국 내에서 그래도 캘리포니아가 날씨가 좋은 곳으로 알려졌는데 그것도 옛말이다. 아니 캘리포니아 뿐 아니라 지구가 기후변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동네가 캘리포니아 주에서 가장 살기좋은 동네로 뽑혔단다. LA지역이나 San Jose, San Francisco에 비..

2023년 1월 1일 2023년이 되었다. 매년 신정엔 San Jose 친정에 가서 엄마에게 세배를 드리고 자손들에게 세배를 받기도 했는데 올해 신년은 각자 보내기로 했다. 두어 주 전에 올케언니가 사다리를 놓고 꼭대기에 달린 귤을 따다가 넘어지는 사고가 났다. 오빠가 퇴근하고 오면 어두워 지기에 언니가 마지막 남은 귤들을 따려고 했다가 그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고 어깨가 긁히고 팔놀림이 불편한 정도라며 오빠와 올케언니는 "간단하게 떡국정도 끓여 먹는데..." 하며 며칠 두고 본 후에 결정을 하자고 하는 것을 내가 결단을 내렸다. "올해 신년은 각자 지내요!" 몸이 불편한데 어찌되었든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가정주부에겐 힘들고 굉장히 신경쓰이는 일인 것을 알기에 . 1월 1일이 새해 첫 주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