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살아가는 이야기/2016년도 이야기 (159)
Days to Remember
2016년 9월 29일 후배와 약속을 잡았다. 내가 좋아하는 정동길을 걷기 위해. 오늘도 일찍 눈이 떠져서 약속시간보다 일찍 집을 나섰다. 약속 장소는 광화문인데 충무로에서 내려서 무작정 걸었다. 그리웠던 서울의 모습을 천천히 걸으며 만끽하고 싶어서이다. 한국에 올 때마다 꼭 둘러보게 되는 명동성당, 나의 모교인 계성여중이 있던 언덕을 올랐다. 이젠 계성여고까지 떠나서 완전히 텅 비어있지만 나의 중학교 때 추억은 철창 사이로 바라보이는 저 계단에 아직도 남아있다. 명동성당에서 잠깐 기도를 드리기 위해 들어갔더니 마침 미사 시간이었다. 하나님께 감사기도를 드린 후에 월병을 사기 위해 도향촌에 들렸다가 광화문까지 걸었다. 후배를 만나면 늘 먹는 광화문 해물탕을 먹고 역사박물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매번 올 때..
2016년 9월 28일 오늘은 중친들을 만나는 날이다. 판교라는 신도시에 있다는 예쁜 음식점에 가기위해 이매역에서 친구들을 만났다. 대중교통으로 가기 힘든 곳인데 친구남편이 친구와 함께 병원일을 본 후에 아내를 위해 봉사에 나섰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음식점을 예쁘게 꾸며놨다. 꽃잔치와 인형잔치가 벌어졌다고 해야하나. ㅎㅎ 테이블 셋팅도 깔끔하다. 흑임자 죽부터 시작되는 음식이 정갈하다. 편안한 소파로 옮겨서 디저트까지. 친구남편이 맛있는 밥까지 사주고 일터로 돌아간 후에 우리들은 회포를 풀기위해 친구들이 잘 간다는 판교의 커피샵에 갔다. 달리는 차안에서 바라보이는 판교의 달라진 모습에 깜짝 놀랐다. 옛날엔 논밭이 많았던 곳으로 기억하는데 완전 테크노벨리이다. 한국의 변화는 순식간에 이루어져서 새로운 도시..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16년 9월 26일 집에서 샌프란 공항까지 와 수속 시간을 감안해서 5시간 반 전에 길을 나섰다. 다행히 길이 막히지 않아서 두 시간 만에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하는 줄도 짧은 편이라 세 시간 동안을 어영부영 보내고 12시간 반을 비행해서 인천공항에 내리길 한국시간으로 저녁 6시 20분이었다. 일찍 수속해서 짐이 안쪽에 실렸는지 짐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짐을 찾고 나오니 경기도 광주행 7시발 버스는 떠났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밀려다니는 인파 속에 땀이 찬다. 무거운 짐을 들고 왔다 갔다 했더니 목덜미로 땀이 주르륵. 정신 똑바로 차려야지. 쌔크라멘토 촌사람 정신이 혼미해진다.ㅎㅎ 버스 타기까지 30분의 여유가 있어서 정신줄도 잡고 땀도 식히고 미리 배도 채울 겸 간단하게 치킨 샐러드를 먹었다. 인천공항..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2016년 8월 27일 어제가 결혼 25주년 기념일 이었지만 한국여행을 하기로 정했기에 특별히 여행은 가지 않았지만 그냥 지나기도 아쉬운듯 해서 토요일인 오늘 아침에 집을 나섰다. Vacaville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Vacaville Outlet Mall에 가서 딸내미에게 가져갈 선물좀 사고 아들내미의 모교인 UC Davis에 갔다. Davis는 대학도시이다. UC(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 대학은 104개의 전공과 97개의 대학원 과정이 있다. 학생수는 대학원생까지 35,000명이 넘는 공립 종합대학이다. 올해 미국 공립대학 순위에서 UC San Diego와 함께 공동 10위를 기록했다. UC계열의 캠퍼스들 중 가장 넓은 캠퍼스를 가지고 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자전거를 ..
2016년 8월 지난 주엔 우리 소그룹이 교회 친교음식 담당이었다. 미국 교회를 빌려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불을 사용할 수 없어서 간단한 음식위주로 식단을 짠다 메뉴를 무엇으로 할까 소그룹원들과 상의한 끝에 각자 맡은 것을 집에서 해와서 배식만 할 수 있도록 콩나물 밥을 하기로 했다. 나는 갈은고기 20파운드를 볶아갔다. 몇 사람의 수고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할 수 있음이 기쁘다. 한 달에 한 번씩 집에서 모이는 소그룹모임을 갑자기 우리 집에서 하게 되었다. 원래 하려고 했던 소그룹원이 사정이 생겨서 못하겠다고 해서. 갑자기 한다는 핑계를 대고 아주 간단하게 카레라이스를 했다. 아기들을 위해 불고기 하나만 더했다. 간단히 하니까 힘들지도 않고 참 좋다. ㅎㅎ 쎈쓰있는 아기엄마들이 맛있는 디저트를 준비해줬다..
2016년 8월 26일 1991년 8월 26일 무지하게 더운 여름날 한국 나이 서른세 살 노처녀 노총각이 결혼식을 했다. 얼마 된 것 같지 않은데 벌써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5년이라는 세월을 사는 동안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었지만 아들 낳고 딸 낳고 행복하게 잘 살았다. 함께 살아온 25년 동안 남편은 나를 놀라게 한 적이 별로 없었지만 나는 남편을 여러번 놀라게 했음이 참 미안하다. 큰 아이 낳을때 아기가 태변을 먹어서 응급상황이 되어서 제왕절개 수술을 했고 둘째 아이때는 임신 30주에 양수가 터져서 또 응급상황이 되어서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둘째를 낳았고 어느 여름날 수박 먹고 식중독에 걸려서 새벽에 화장실에서 똥 싸다 쓰러졌고.ㅋㅋㅋ 갑자기 대장암 판정을 받고 그날로 대장암 수술을..
2016년 8월 7일 애틋한 딸내미가 멀어져가는 모습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나혼자 한국에 갈때는 차에서 짐을 내린 후 바이하고 곧바로 남편을 보내곤 했는데 딸내미와는 정이 들어도 너무 들었나보다. ㅎㅎ 허전하고 쓸쓸한 느낌을 바닷바람에 날려보내기 위해 우리가 좋아하는 곳으로 갔다. 샌프란시스코는 갈때마다 새롭다. 허 드넓은 바다를 보고 파도소리를 듣고 열심히 걸었더니 슬픔대신 배고픔이 밀려왔다. 속깊고 마음 따뜻한 딸내미가 헤어지는 와중에도 공항에서 가방을 뒤적이더니 건네준 200불! "오늘하고 아빠엄마 결혼기념일에 맛있는 것 사드세요" 하면서. 딸내미는 알고 있었다. 먹는 것 좋아하는 엄마가 맛있는 것을 먹으면 슬픔도 사라질 것이라는 것을. 어제저녁에 산호세에서 먹은 중국음식들 특히 탕수육과 짬뽕이 불..